대구 수성을 보궐선거에 나온 이인선 국민의힘 후보(맨 오른쪽)가 1일 저녁 대구시 수성로 대구시당·경북도당에서 방송사 출구조사를 보며 박수 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제주시 제주을, 충남 보령·서천 등에서 격전을 벌였다.
현역 의원들의 광역단체장 출마로 보궐선거가 열린 지역구 7곳은 본래 국민의힘이 4곳, 민주당이 3곳을 차지했던 곳이다. 국민의힘은 대구 수성을(홍준표), 경기 성남 분당갑(김은혜), 충남 보령·서천(김태흠), 경남 창원 의창(박완수) 등 4개 지역구를 갖고 있었다. 민주당은 송영길 전 의원이 5선을 했던 인천 계양을을 포함해 강원 원주갑(이광재), 제주 제주을(오영훈) 등 3곳이었다.
하지만 선거기간 내내 국민의힘은 대체로 ‘수성’이 수월한 분위기였던 반면, 민주당이 점했던 지역구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제주시 제주을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2004년 17대 국회부터 민주당이 다섯차례 깃발을 꽂은 ‘텃밭’이었지만, 이번엔 김한규 민주당 후보가 부상일 국민의힘 후보를 맞아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서울대 선후배이자 사시 동기(제41회)로 인연이 깊은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표차를 이어가고 있다. 2일 0시5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현황(개표율 64.75%)을 보면, 김 후보는 득표율 48.22%, 부 후보가 46.31%를 기록했다.
피말리는 승부는 김태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였던 충남 보령·서천에서도 벌어졌다. 3선 서천군수 출신인 나소열 민주당 후보와 보령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었다. 선거기간 동안 여론조사에선 장 후보가 우세한 흐름이었지만, 투표함을 열어보니 초접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이날 0시50분 기준(개표율 36.82%)으로 나 후보는 50.50%, 장 후보는 49.49%를 얻었다.
이광재 전 민주당 의원의 강원지사 출마로 보궐선거를 치른 강원 원주갑에선 원주시장 3선을 지낸 원창묵 민주당 후보와 박정하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어 ‘소수점 승부’를 펼쳐왔다. 개표 초반부에 박 후보가 원 후보를 큰 표차로 앞서가고 있지만, 0시50분 현재 개표율이 4.70%에 불과해 승패를 확정짓긴 어려운 상황이다. 원주는 2020년 총선 때 갑·을 2곳에서 민주당 의원 2명을 배출한 곳이지만, 3·9 대선 때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5.63%포인트 차로 이기며 표심의 변화를 보인 바 있다.
나머지 지역의 경우 일찌감치 승패가 정해졌다. 국민의힘은 경기 성남 분당갑(안철수)을 비롯해 대구 수성을(이인선), 경남 창원 의창(김영선)을 확보했다. 계명대학교 교수, 경상북도 정무·경제부지사를 지낸 이인선 후보는 2020년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에게 2.55%포인트차로 패했으나, 대구시장에 출마한 홍 후보의 지역구를 물려받게 됐다. 15~18대 국회에서 내리 4선을 지낸 김영선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경남도 첫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10년 만에 여의도에 재입성한다. 민주당은 인천 계양을(이재명)을 지켰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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