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저나 이재명 고문 등이 안 나오는 게 맞지 않냔 이야기를 하는 데 공감해 출마선언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15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스템정당화 등을 위해 십수년 이상 노력을 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전당대회를 준비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당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를 준비했지만 당내에서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 동반 불출마’ 주장이 제기되자 이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다. 앞서 이광재 전 의원이 먼저 ‘70년대생들에게 길을 내어주자’며 이런 주장을 내놓은 뒤 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이 이에 공감하는 등 당내에서 힘을 받고 있다.
전 의원은 다만 이재명 의원의 출마에 대해선 우려를 내놨다. 그는 “이재명 고문의 경우 우리 당의 아주 훌륭한 자산이고 대선 주자로서 선거를 잘 치렀다”면서도 “대선 이후 보궐선거에 직접 출마한다든지 하는 등의 내용은 납득하기 어렵고 그런 면에서 앞으로 새로운 길을 가야 할 전당대회에 바로 출마를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현재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패배 이후에는 후보를 포함한 대선의 당사자 분들이 약간 물러서서 많은 분들의 의견도 듣고 또 개인적으로 준비할 시간을 가졌다”며 “이재명 고문 역시도 그런 시간과 기간이 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당내의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또 거기에 따라 책임지는 분들은 책임지는 그런 분위기가 된다면 저 역시 반드시 출마를 고집해야 되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고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패배를 두고 ‘문재인 정부 책임론’과 ‘이재명 후보 책임론’이 팽팽한 가운데서, 또다른 책임의 주체인 이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 등의 방식으로 책임을 진다면, 전 의원 역시 출마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여지를 둔 것이다.
당내 재선의원 그룹에서 부상중인 ‘세대교체론’을 두고는 “세대 교체가 인위적으로 될 수 있겠냐”며 “세대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이 당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당의 비전과 미래를 제시하면서 판단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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