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으나, 이 대표의 고사로 결국 회동이 불발됐다.
인 위원장은 4일 오후 3시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별도의 사전 협의 없이 “혁신위원장의 평소 소신대로 이준석 대표의 의견을 듣기 위한”(국민의힘 혁신위) ‘깜짝 방문’이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사실상 ‘일대일 회동’을 거부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와 별도의 대화는 없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 중 ‘환자는 서울에 있다’는 표현을 써가며 인 위원장의 행보를 면전에서 비판하고, 신당 창당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영어로 “내가 환자인가.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그는 도움이 필요하니, 당신(인 위원장)은 그와 대화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혁보다 혁명이 쉽다. 인요한 박사님, 이노베이션(혁신)보다 레볼루션(혁명)이 나을 것 같다. 혁명의 일부가 되세요”라며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이제 엎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행사장 가장 앞줄에 앉은 인 위원장은 한 시간 반 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경청했다. 인 위원장은 토크콘서트가 끝난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 뒤 기자들을 만나 인 위원장과의 만남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심판을 한 유권자들의 소리를 듣고 왔느냐, 그게 선결조건이다. 그 조건을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드릴 수 있는 말은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 위원장이) 지금까지는 아주 흔하디흔한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관계자의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며 “이준석이 환자라 절 찾아온 것인가.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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