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심 의원은 “민노당을 떠나 진보정당의 새 길을 개척하겠다”며 진보신당 건설을 위한 연대회의를 제안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4일 노회찬과 ‘연대회의’ 제안
평등파 중심…탈당세력 아울러”
평등파 중심…탈당세력 아울러”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17일 탈당을 선언하고, 진보신당을 창당해 4월 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민주노동당의 틀로는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드는 데 한계에 달했음을 고통스럽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동당을 희망으로 만들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낡은 틀을 버리고, 진보의 가치와 주체, 실천 방법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 진보혁신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노회찬 의원과 함께 오는 24일 ‘진보신당 건설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를 공식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내 평등파(PD)를 중심으로 한 탈당 세력 뿐 아니라 사회 부문별, 지역별 진보 세력을 아우르는 정치 연대 기구 성격의 임시 정당을 만들어 총선을 치른 뒤,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유일 진보정당’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겠다는 ‘2단계 전략’ 이다. 총선 때 내세우게 될 당명은 연대회의에서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심 의원은 “제가 비대위 때 구상했던 진보정당의 원칙과 방향에 부합하도록 연대회의의 틀을 마련하고, 연대회의의 논의를 거쳐 3월 중순 창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2월 임시국회가 끝난 이후 탈당하고, 총선 때는 새 정당 소속으로 지역구(고양 덕양갑) 출마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의 간판급 의원인 심상정·노회찬 의원이 진보신당 창당에 본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그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등파 쪽에서는 8만여명의 당원 가운데 탈당자가 2만여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등파 쪽은 탈당자 수의 많고적음 보다는 민주노동당 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사들 상당수가 평등파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에서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가운데 진보신당을 지지한다는 응답(33.5%)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는 응답(15.3%)보다 많은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앞길도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민주노동당의 잠재적 지지층을 놓고 양쪽이 끊임없이 다툼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당의 분열 과정에서 쌓인 정파간의 감정적 앙금이 남아 있는 탓에 선거전이 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우려도 있다. 심 의원 쪽은 “민주노동당이 지난 17대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무상의료·무상교육’과 같이 서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정책과 의제를 만들어내고, 당의 외연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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