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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 당사 앞에 커다란 솥단지가 끓는 이유는?

등록 2008-03-04 20:48수정 2008-03-04 22:40

길기연 한나라당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과 지지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1차 예심 탈락에 항의하며 ‘토사구팽’을 상징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길기연 한나라당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과 지지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1차 예심 탈락에 항의하며 ‘토사구팽’을 상징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공천탈락 항의시위’ 선거운동보다 다채
솥 가져다가 ‘토사구팽’ 빗대기…
금붕어에 공심위원 이름 붙이기…
울며 짜며 분신까지 시도하기도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 느닷없이 커다란 솥이 걸렸다. 솥 안에 놓인 드라이아이스가 내뿜는 연기로 마치 물이 팔팔 끓는 것처럼 보였다. 곧 ‘길기연’이라는 이름표를 단 호랑이 인형이 솥에 담겼다. 이 행위극은 최근 서울 광진을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길기연 당협위원장과 지지자 100여명이 공천 결과에 항의하는 뜻으로 준비했다. 애초 이들은 진짜 개를 삶으려다가 동물학대 비판을 우려해 인형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토사구팽’ 곧, 묵묵히 지역에서 표밭을 일군 뒤 공천에서 탈락한 길 위원장의 처지를 초나라 항우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뒤 한나라 유방에게 버림받은 한신의 고사에 빗댄 것이다.

여느 때보다 높은 당 지지율로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의 항의시위 모습은 선거운동보다도 다채롭다.

지난달 28일에는 1차 공천심사 결과에 반발하는 ‘한나라당 공천후보자 연대’ 회원들이 물병에 금붕어를 담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물병마다 공천심사위원들의 이름이 붙었다. 실력자의 ‘낙점’에 아무 말도 못하는 공심위원들이 입만 뻥끗거리는 금붕어와 같다는 뜻이란다.

여러 지지자들을 불러 모으기보단 홀로 당 지도부를 찾아다니며 항의하는 탈락자들도 있다. 비례대표인 배일도 의원은 자신의 공천탈락이 보도되자 3일 아침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나 회의장 한쪽에서 5분여 침묵시위를 벌였다. 역시 비례대표인 김영숙 의원은 이날 당 사무총장실에 조용히 앉아 이 사무총장을 기다리는가 하면, 공심위원인 임해규 의원과 국회 승강기에서 귀엣말을 나누는 등 홀로 바삐 움직였다.

목숨을 건 항의도 있었다. 지난달 23일 경남 김해갑 공천에서 탈락한 허점도 예비후보는 당사 앞에서 분신을 시도하다 경찰이 막아 미수에 그쳤다. 허 예비후보는 이후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항의’보다는 ‘읍소’를 택한 탈락자들도 있다. 안양 동안갑에 공천을 신청한 송영선 의원은 3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쏟았다. 서울 은평갑에 공천을 신청한 강인섭 전 의원은 3일 오후 당사 기자실을 찾아왔으나 마이크를 잡는 대신 회견문만 나눠준 뒤 아는 기자들을 붙잡고 하소연했다. 강 전 의원은 “나이가 많다고 탈락시킨 것 같은데, 그럼 나이가 많으니 후배들을 위해 비켜달라고 해야 할 것 아니냐. 왜 탈락시켰다고 최소한의 설명은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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