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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민주당 운동권 쇠퇴…당선자들 ‘오른쪽으로’

등록 2008-04-11 15:13

민주당 계파별 분포
민주당 계파별 분포
손학규계·옛 민주계·전문가 집단 늘어
10일 아침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총선 결과를 두고 “꼭 쓰나미가 쓸고 지나간 뒤끝 같다”고 했다. 하루 만에, 당이 그만큼 압축적인 변화를 겪었다는 뜻이다.

바뀐 것은 136석에서 81석으로 크게 줄어든 의석수만이 아니다. 더 큰 내면의 변화는 민주화 운동 출신자들 또는 당내 개혁지향 세력의 전반적인 퇴조다. 주로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던 이들은 진보진영에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의 정서를 극복하지 못한 채 대부분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반면 중도우 또는 보수적 성향의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다. 18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이념적 위치가 지금보다 오른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당 안팎에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것은,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상징했던 김근태 의원과 70~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의 낙선이다. 대표적인 ‘뉴라이트 운동가’에게 내리 3선을 했던 지역구를 빼앗긴 김 의원 본인은 물론 유인태 한명숙 이목희 우원식 이인영 우상호 오영식 임종석 의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살아 남은 사람으론 최재성, 최규성 의원 정도가 눈에 띈다.

범 개혁 지향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었던 정동영계도 겨우 명맥만 지키는 처지가 됐다. 정동영 전 장관과 핵심 참모인 민병두 김현미 의원은 지역구에서 낙선했고, 박영선 최규식 문학진 이강래 김춘진 우윤근 강창일 의원 정도가 생환했다. 과거 열린우리당의 뼈대를 이루며 ‘정당 민주주의 실험’에 앞장 섰던 ‘친노’는 백원우 조영택 이용섭 서갑원 양승조 이광재 김재윤(이상 지역구) 당선자 등 7~8명 정도가 원내 진입에 성공했을 뿐이다.

반면, 손학규계와 옛 민주계가 크게 늘었다. 손학규계는 ‘좌장’격인 김부겸 의원을 비롯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14명 안팎의 당선자를 냈다. 손학규계 모두를 단일한 스펙트럼으로 묶을 수는 없지만, ‘중도우’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호남에 근거지를 둔 옛 민주계도 약진했다. 옛 민주당의 진로와 관련해 의견이 갈렸던 탈당파와 사수파를 합쳐 이들이 차지하는 의석은 13석 안팎이 될 것 같다. 그러나 탈당파와 사수파 사이에 깊은 감정적 앙금이 남아 있고, 이들 모두를 아우를 ‘맹주’가 없는 형편이어서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앞줄 왼쪽 세번째부터)·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와 강금실 선대위원장(왼쪽 두번째) 등 당직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허리숙여 절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손학규(앞줄 왼쪽 세번째부터)·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와 강금실 선대위원장(왼쪽 두번째) 등 당직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허리숙여 절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그룹은 관료 등 전문가 출신의 재선급 의원들이다. 김진표 강봉균 조배숙 김성곤 홍재형 오제세 이시종 김종률 의원 등이 이 그룹에 속하는데, 이들은 17대 국회에서 주로 보수적인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던 정해구 교수(성공회대)는 “개혁 지향적인 세력이 크게 쇠퇴하면서 애매한 중도화가 우려된다”면서 “18대 국회에서 당을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과 가치, 정책, 이를 대변할 지도자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정체 또는 후퇴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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