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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실개입 의혹…첨삭지도…더민주 청년비례 원점 재검토

등록 2016-03-16 19:32수정 2016-03-17 10:13

확정된 김규완·최유진 알고보니
김, 홍창선 공관위원장 비서 출신
최, 실무당직자가 서류·면접 코치
입길 오르자 당사자 사퇴·자격박탈
김대표, 화내며 투표중단 지시
더불어민주당이 16일 불공정 논란이 연이어 불거진 청년비례대표 선출 과정을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더민주 당무감사원은 특혜 논란에 연루된 당직자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당 대의원·권리당원 2000여명은 “당의 수치이자 불명예”라며 공천관리위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이날 “청년비례제도가 청년의 꿈과 어려움을 대변할 사람을 국회로 들어오게 하자는 취지인데, 이번 경선 과정은 그 취지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오늘(16일) 예정된 경선 투표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김종인 대표는 관련 보고를 받고 화를 내며 투표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는 애초 16~17일 투표를 진행해 남녀 1명씩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하고 당 비례대표 상위순번에 배치할 계획이었다. 더민주는 청년비례대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더민주 20대 총선 청년비례대표 선출 논란 일지
더민주 20대 총선 청년비례대표 선출 논란 일지
발단은 지난 14일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면접을 통해 확정한 경선 후보자(장경태·김규완·정은혜·최유진 예비후보) 가운데 김규완, 최유진 후보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터져나온 데서 비롯했다. 김규완 후보는 홍창선 공관위 위원장이 17대 국회의원이던 시절 의원실에서 7급 비서로 4년간 근무한 경력이 문제가 됐고 결국 이튿날 후보자 자격이 박탈됐다.

최유진 후보는 비례대표 심사 담당 실무 당직자가 면접 준비를 도운 정황이 드러난 녹취록이 공개되며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녹취록을 보면, 해당 당직자는 “의정활동 3대 목표는 이렇게 넣어라”라고 말하는 등 청년비례 제출 서류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언을 하고, 농어민비례대표 신청자의 서류를 예시로 보여주기까지 했다. 최유진 후보도 16일 후보자 자격을 사퇴했다.

더민주 대의원과 권리당원 등 2000명은 성명을 내어 “시험을 내는 출제자가 수험생에게 1대1 과외를 하는 꼴이 된 부정 의혹에 당원으로서 너무도 창피하고 수치스럽다”며 공관위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런 파행은 예고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4명의 후보자를 추려내는 심사는 오로지 공관위의 면접에만 의존했다. 5분간 면접을 진행하고 3시간 뒤 곧바로 결과를 발표했다. 문재인 전 대표 ‘영입 인사’인 김빈 후보 등은 이의신청을 하며 반발했다. 2명을 뽑는 최종 후보자 경선도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후보자 정견 발표도 없이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22명의 신청자가 누구인지, 13명이 탈락한 1차 컷오프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탈락한 후보자들은 “탈락 이유도 알지 못한 채 100만원의 서류접수비만 날렸다”고 허탈해했다.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은 389명의 신청자를 슈퍼스타케이(K) 방식으로 경쟁하게 한 뒤, 김광진·장하나 의원을 청년비례로 선출했다.

촉박한 총선 일정 탓도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청년을 바라보는 야당의 안이한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 상징적 사례란 비판이 나온다. 한 청년당원은 “당이 청년들에게 그냥 의석 하나 던져주는 걸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원혜영 더민주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청년 문제를 책임지는 정당이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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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영상] ‘박근혜 왕정’과 ‘상왕식 공천’/ 더 정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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