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 사진)가 17일 낮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나서 승강기에 올라 눈을 감은 채 문이 닫히길 기다리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최고위·공천위 친박들
“김 대표 사과하라” 협공
김무성 “사과할 일 아니다”
비박 “이한구 패착중 패착”
진영 의원은 탈당 선언
“김 대표 사과하라” 협공
김무성 “사과할 일 아니다”
비박 “이한구 패착중 패착”
진영 의원은 탈당 선언
새누리당의 4·13 총선 공천 내분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7일에는 친박근혜계 최고위원들뿐만 아니라 공천관리위원회의 외부 출신 위원들까지 일제히 김무성 대표를 공격하고 나섰다.
서청원·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과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 5명의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연 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김 대표가 이재오·진영·조해진 의원 등에 대한 공관위의 공천 배제 결정을 거부한 데 대한 공격이었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번 살생부 파동 과정에서 김 대표가 ‘앞으로 공관위 결정에 중립성과 독립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관여를 않겠다고 말해놓고 어제 그런 기자회견을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말했다.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도 친박 성향 외부 위원 5명이 “김무성 대표가 ‘공관위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깼다”고 반발하며 30분 만에 퇴장했다. 최공재 차세대문화인연대 대표 등 외부 위원들은 기자들에게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의 결정을 의결하고, 김 대표가 사과하지 않는 한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김 대표는 “당 대표로서 당헌·당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노력은 계속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공관위의 ‘비박근혜계 학살 공천’을 당장 받아들이지는 않을 뜻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다만 “경선 결과들이 나오면 내일(18일) 한꺼번에 모아서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김 대표가 18일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더라도 잘못된 공관위 결정에 대해서는 의결을 보류할 걸로 본다”면서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공천은 새누리당을 파탄낸 패착 중의 패착”이라며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자의적 공천을 철회하고, 김무성 대표도 공관위의 잘못된 공천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요구했다.
공천에서 배제된 진영 의원(3선·서울 용산)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직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날의 선택이 오늘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진 의원은 무소속 출마나 야당 입당 후 출마 여부에 대해 “주민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서청원(왼쪽부터),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과 원유철 원내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가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회의는 김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소집 자체를 반대하자, 원 원내대표가 소집해 열렸다. 김경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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