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창선 공관위원장이 21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민주 중앙위원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대표, 비대위원 중재안 거부한 채 귀가
한밤까지 진통 겪고 소위 구성해 선출방식 결정
당 대표 몫으로 4명 주고, 25명 투표로 순번정해
한밤까지 진통 겪고 소위 구성해 선출방식 결정
당 대표 몫으로 4명 주고, 25명 투표로 순번정해
비례대표 선출 문제로 분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은 21일 하루 종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오전에 기자들과 만나 “중앙위원회가 알아서들 하라”며 분노를 삭이지 않았고, 오후엔 비대위원들이 낸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귀가해버렸다. 오후 3시에서 5시, 8시로 두 차례나 연기된 끝에 열린 중앙위원회에선 비대위의 중재안이 폐기되는 등 격렬한 진통 끝에 소위원회를 구성해 후보 선출 방식을 결정하도록 위임했다.
이날 아침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김성수 대변인과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 김 대표는 오전 8시50분께 집을 나섰다. 종로구 내수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당 상황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그는 1988년 김대중 당시 평화민주당 총재가 비례대표 11번으로 등록했던 것까지 언급하며 “나는 그런 식으로 정치 안 한다”고 못박았다. 김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고 있던 시각, 국회에선 박영선·이용섭·우윤근·이종걸 등 비대위원들이 모여 수습책을 논의했다.
오후 2시15분, 당 지도부는 중앙위 개회 시각을 5시로 늦췄다. 비대위원들은 수습 방안을 들고 시내 한 호텔에서 김종인 대표를 면담했다. 비대위원들이 제시한 절충안에는 전날 중앙위에 제출한 원안에 담겨 있던 A·B·C그룹의 구획을 없애는 대신 사실상 지도부 몫이었던 당선 가능권 10명(A그룹)의 추천권을 7명으로 줄이고, 순위투표 대상을 45명에서 35명으로 줄이는 방안과 함께 김종인 대표의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는 자신의 순번을 14번으로 조정하는 것에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고 일부 비대위원들이 전했다. 같은 시각 의원회관 회의실 등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중앙위원들 사이에선 ‘차라리 이참에 (김 대표와) 갈라서자’는 의견과 ‘선거 망치지 않으려면 김 대표를 붙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저녁 8시25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회된 중앙위에서 A·B·C 구획을 없앤 28명의 일반명부 후보자와 7명의 전략명부 후보자 명단이 공개됐다. 전략명부에는 전날 1번을 배정받았던 박경미 후보를 포함해, 최운열·문미옥·김성수·이수혁·김숙희 후보, 김종인 대표의 이름이 포함됐다. 하지만 일부 중앙위원들이 전략명부에 7명이 들어간 것은 당선 가능 순번의 20% 이내에서 전략공천을 할 수 있게 한 당헌 규정에 위배된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진통이 이어졌다.
중앙위원들은 결국 당 대표 몫을 몇 명으로 할 것인지, 당헌에 규정된 분야별 우선배려 규정은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등 후보자 선출 방식 전반을 유인태·원혜영·김광진·추미애 의원과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이종걸·박영선 비대위원 등으로 구성한 소위에서 논의해 결정하도록 위임했다. 소위는 밤 11시30분쯤 대표 몫을 4명(김성수·박경미·최운열·김종인)으로 확정하고, 노동(2)·청년(2)·취약지(2)·당직자(2) 몫인 분야별 할당 대상 8명 가운데 각 1명씩을 20위권 안에, 나머지 1명씩은 20~25위 안에 배치하기로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중앙위는 당대표 및 분야별 할당 몫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일반명부 후보자 25명을 상대로 2분씩 정견 발표를 들은 뒤 순위투표를 실시했다.
이유주현 이세영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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