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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친박계 곤혹 “옥새투쟁 실제 할지 몰랐다”

등록 2016-03-24 19:20수정 2016-03-25 11:19

“비대위로” “권한대행 체제로”
긴급 최고위 열어 대응 고심
“옥새투쟁을 실제로 할 줄 몰랐다. 대표가 있을 수 없는 일을 일으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13 총선 공천에 항의하는 뜻으로 유승민 의원 지역구(대구 동을) 등 5개 지역의 공천을 의결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뒤통수를 맞은 친박근혜계는 당혹감에 휩싸였다.

김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한 친박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천이 문제있으면) 대표가 물러나면 되지, 당에서 추천한 사람들은 아예 출마를 못 하고, 탈당한 사람들은 단수추천된 것과 다름없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대표도 사퇴하고 최고위원들도 다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 된다”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와 서청원·김태호·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오후 5시 긴급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당규상 ‘최고위의 임시회의는 의장(대표)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또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의장이 소집한다’고 규정돼 있다. 소집요구는 할 수 있지만 당대표가 거부하면 최고위를 열 수도 없는 것이다.

결국 김 대표가 빠진 상태에서 친박계가 단독으로 공천 결과를 의결할 방법이 없다. 당헌에는 대표가 사고·해외출장 등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원내대표가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대표 궐위’라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표가 할 일을 안 하고 있다. 정상이 아닐 때에는 비상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대응 카드로는 친박 최고위원들이 모두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방법이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 친박계 의원은 “지금 지도부 사퇴는 안 된다. 하자를 치유하고 나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최혜정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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