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공천 5인방 공개” 칼 겨눠
최재성·김용익도 ‘책임론’ 가세
최재성·김용익도 ‘책임론’ 가세
12년 만에 ‘제1당’ 지위에 오른 더불어민주당에서 호남 참패 책임을 놓고 벌써부터 날선 공방이 시작될 조짐이다.
더민주 공천 탈락자와 불출마 인사들로 ‘더컸 유세단’을 꾸려 선거운동을 측면지원했던 정청래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불의한 사심을 갖고 당을 말아먹으려 호시탐탐 염탐하는 세력은 불퇴전의 각오로 응징하겠다. 사심공천 전횡을 휘두른 5인방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와 중앙선거대책위에 참여했던 ‘친김종인’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어 “총선결과를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셀프 수상’의 월계관을 쓰려는 자들은 자중자애하라”고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겨냥했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 15일 트위터에 올린 ‘호남은 왜 더민주를 버렸을까’라는 글에서도 “반문재인 정서는 호남민심 이반의 본질이 아니다. 북한궤멸론과 햇볕정책 부정 그리고 비례대표 공천장사 운운으로 김대중과 광주정신에 대한 모욕이 호남의 역린을 건든 것은 아닐까”라며 김종인 대표에게 화살을 돌렸다.
정 의원의 ‘선도 공격’에 주류 성향의 일부 불출마 인사들이 동조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김종인 지도부에 대한 주류 쪽의 전면 공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체제의 주역에서 김종인 체제 등장 뒤 2선으로 밀려났던 최재성 의원은 트위터에 “계속 총선 과정을 복기 중이다. 그래야 대선까지 잘 준비하면서 갈 수 있다”는 글을 올려 ‘책임론 공세’를 예고했고, 정 의원과 함께 ‘더컸 유세단’에서 활동한 김용익 의원도 트위터에서 “사심공천 전횡을 휘두른 5인방 공개 빨리 해라. 궁금하다”며 정 의원의 공세에 힘을 실었다.
김종인 지도부를 향한 정 의원의 공세를 두고 당내에선 ‘당권 도전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영향력은 막강하지만 당내 기반은 취약한 정 의원이 6월말~7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의식해 ‘장외 열성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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