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친문 ‘선한 의지’ 성토 포문…안희정 ‘중도·보수 확장전략’ 시험대

등록 2017-02-20 19:12수정 2017-02-20 22:23

문재인 “분노 있어야 정의”
정청래 “세상은 선하게 안 봐”
진성준 “실망 금할 수 없다” 비판

안 “동영상 봐라, 취지 달라”
당황한 기색 역력…자성 분위기도
‘산토끼 놓칠라’ 방향 선회 쉽잖아
안희정 충남지사가 20일 대전 유성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17년도 전국여성위원회 연수에 참가해 양향자 최고위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20일 대전 유성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17년도 전국여성위원회 연수에 참가해 양향자 최고위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내 말) 어디에 미르와 케이(K)스포츠재단을 두둔하는 내용이 있었나?”

20일 대전 유성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워크숍에 나온 안희정 충남지사는 전날 부산 토크콘서트에서 한 ‘선한 의지’ 발언과 관련해 “동영상을 봐라. (언론이 보도한 것과) 취지가 다르다. 왜 자꾸 싸움을 붙이느냐”고 항변했다. 안 지사는 19일 부산대 행사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누구라도 (시작은) ‘선한 의지'로 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 (박 대통령도)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겠지만,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해 시비를 자초했다.

안 지사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건 처음이 아니다. ‘사드 재협상 불가론’에 이어 최근 ‘대연정’ 발언으로 야권 지지층의 반발을 불렀지만, 문재인 전 대표 등 민주당 주류 쪽이 큰 문제를 삼지 않아 논란이 확대되진 않았다. 하지만 안 지사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20%선을 넘어선 지금은 상황이 간단찮아 보인다. 무엇보다 문 전 대표와 ‘친문재인계’ 인사들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가 선의로 한 말이라 믿는다”면서도 “불의에 대한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세울 수 있는데, 안 지사 말에는 분노가 빠져있다. 국민이 추운 겨울날 촛불 들고 고생하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국가권력을 사유화하며 탐욕을 채웠기 때문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안 지사와 좀체 각을 세우지 않던 문 전 대표로선 비판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셈이다. 다른 ‘친문’ 인사들의 반응은 더 공세적이었다. 진성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실망스럽다. 헌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자들의 ‘선의'를 거론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서 “안 지사는 선한 의도로 말했겠지만, 앞서 나온 ‘대연정론 전과’ 때문에 세상은 (안 지사 발언을) 마냥 선하게 보지 않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안 지사 쪽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안 지사가 ‘반어적 표현’이라 거듭 해명했는데, 왜 문제를 키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으론 ‘자성’ 분위기도 감지된다. 가파른 상승세에 취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냐는 것이다. “외연 확장도 중요지만, 당내 경선을 생각해서라도 전통 지지층을 끌어안을 카드가 절실하다”는 의견도 안 지사 주변에서 나왔다.

하지만 안 지사의 선거 전략상 ‘방향 선회’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수도권의 한 다선의원은 “안희정의 상승세를 이끌어온 ‘중도·보수층’은 안희정과 ‘정치적 일체감’이 크지 않다. 안희정이 야당의 전통 노선으로 회귀한다고 여기는 순간 ‘산토끼’처럼 흩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왼쪽 지지층은 이미 문 전 대표에게 결집해 있어, 안 지사로선 오른쪽 지지세를 계속 키우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최근의 ‘보수 친화 행보’가 단지 개인의 철학과 소신에 따른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정치인 안희정’의 검증 국면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지지율 올리는 건 ‘바람’으로 가능하지만, 오른 지지율을 지키는 건 ‘능력’이다. 새로운 가치지향적 의제를 던지든 정책적 식견을 보여주든, 안 지사 스스로 ‘위협적 2위’에 걸맞는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하어영 기자 mona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탄핵소추 되고 보니 이제야 대통령이구나 생각 들어” 1.

윤석열 “탄핵소추 되고 보니 이제야 대통령이구나 생각 들어”

윤석열 체포 때 김건희는…“안됐더라, 얼굴 형편없더라” 2.

윤석열 체포 때 김건희는…“안됐더라, 얼굴 형편없더라”

윤 반발에…한덕수 “모든 국민은 헌법·법률 따라야” 3.

윤 반발에…한덕수 “모든 국민은 헌법·법률 따라야”

김건희, 윤석열 떠난 관저서 경호 받으며 산다 4.

김건희, 윤석열 떠난 관저서 경호 받으며 산다

“윤석열, 체포 전 샌드위치 10개 만들어…어쩜 그리 의연하실까” 5.

“윤석열, 체포 전 샌드위치 10개 만들어…어쩜 그리 의연하실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