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공동주최 참여도 처음
권양숙 여사·이해찬 이사장 등 참석
권양숙 여사·이해찬 이사장 등 참석
26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기념행사는 정권 교체 이후 처음인데다 ‘10주년’이라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대대적으로 치러졌다. 처음으로 정부가 이 행사의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고, 문재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10주년의 주제가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인데, 이는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 표지석에 새긴 글”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두분 다 평화를 사랑했고 평화를 가장 상위의 가치로 두고 남북관계에 임했다”고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이 자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한반도 번영의 꿈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07년 정상회담 이후 9년의 허송세월이 있었다. 오늘의 위기가 어렵더라도 돌파해야 한다”며 “촛불로 나라를 바꿨듯 한반도 평화를 촛불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실상 ‘복권’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각 테이블에는 봉하마을에서 생산된 ‘봉하쌀 생막걸리’가 놓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씨, 한명숙 전 국무총리, 백낙청 노무현재단 명예이사장,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이병완 노무현재단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참여정부 주요 인사와 시민을 포함해 65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특히 이날 행사는 노무현재단과 통일부, 서울시가 공동주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0·4선언 행사가 정부 공식행사로 치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자리인 점을 감안해 통일부가 공동으로 주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예산도 처음으로 2000만원이 지원됐다. 이해찬 이사장은 “10·4선언은 남북 정상이 합의한 역사적 선언이기에 정부 주최가 당연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폄훼했다”고 토로했다. 보수 정권에서 ‘냉대’받았던 10·4 선언에 대한 재조명 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평화가 절실한 때이고, 다양한 분야의 협력에서 나타났듯 협력을 통한 평화가 10·4 선언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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