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라며,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해 대선 경선 때 ‘안희정 캠프’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들의 추가 제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자 “김지은씨를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며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 명의의 성명을 내 바 있다.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구성원 일부의 모임인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25일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내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2명의 제보를 추가로 공개했다. 피해자 ㄱ씨는 이들에게 털어놓은 제보에서 “안희정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탄 적이 있다. 안희정이 저를 빤히 쳐다보며 ‘예쁘다’고 말했고, 저의 어깨를 잡고 자신 쪽으로 끌어당겨 안았다”고 밝혔다. ㄱ씨는 “개인적인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기도 했고 공적으로 엮인 저에게 ‘아가야’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ㄴ씨는 “(안희정이) 평소 저를 빤히 쳐다보거나, 손이나 손목을 잡는 일이 많았다. 자신의 머리스타일을 만져달라고 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옆자리에 앉으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불편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정도 일까지는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웃어넘기려 했다”면서 식사 자리에서 안 전 지사가 고의적으로 신체 접촉을 했고 “당시의 불편했던 감정이 오래 남아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추가 피해 제보를 밝힌 이유에 대해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김지은씨의 #미투 이후 피해자의 평소 행실을 운운하는 2차 가해들을 수없이 목격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가해자의 평소 행실을 묻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두 사례 외에 추가로 접수된 피해 사례들도 있다”며 “안희정에게 당한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저희(전자우편
withyoujieun@gmail.com)에게 제보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