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왼쪽 여섯째, 연갈색 바지)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 다섯째) 및 다른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과 함께 지난 4월1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후보자 출정식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가 1일 남북정상회담을 ‘남북합작 위장평화쇼’라고 깎아내린 홍준표 당 대표에게 “너무 나갔다”고 지적했다. 전날 재선에 도전하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홍 대표를 향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한 데 이어,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시류’를 거스르고 있는 지도부를 향해 자제를 요청하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민심과 관련해 “대부분 환영하고 있고, 이번 회담은 상당히 기대가 큰 것 같다”고 평가하며, 당 지도부 인식에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섣부른 기대를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까다롭고 어려운 협상들이 남아 있다”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께서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도 좋다, 우리는 평화만 얻으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자세는 아주 훌륭하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김 후보는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두고 “우리 안보의 자발적 무장해제”, “합의 이면에 우리 쪽 주사파의 숨은 합의가 자리잡고 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김정은 일가 미화에 공들이고 있다”는 등 날 선 비판을 내놓은 데 대해 “그런 부분들은 너무 나가셨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홍 대표의 발언에) 완전한 비핵화 없이 실제 평화체제 이행은 불가능하다는 상식적 우려도 담겨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반도 평화 문제는 여·야,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그런 면에서 홍 대표도 이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에선 김 후보를 비롯해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경기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홍 대표의 강경한 남북정상회담 비판에 대해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에 후보들의 이런 우려를 전할 생각이 없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고민하고 있다”며 “오늘 당장이라도 상의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는 경남지사 선거의 전망에 대해선 “상당히 어렵다. 제가 지금 야당이고 도전자 입장 아니냐”며 “절박함과 진정성으로 뜨겁게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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