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4선 중진인 강길부 의원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며,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을 포함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자유한국당 상황을 보면 ‘과연 이것이 공당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혁신, 인적쇄신, 정책혁신은 온데 간데 없고 당 대표의 품격없는 말에 공당이 널뛰듯 요동치는 ‘괴벨스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경남 울산 울주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강 의원은 “당 대표가 지방선거 지원유세를 올까봐 걱정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당 대표가 보여준 언행은 실망을 넘어서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전쟁과 핵무기의 위협에서 한반도의 운명을 바꿔놓을 역사적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열망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며 “잘한 일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일은 못했다고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당 운영과 선거대책은 선대위를 꾸려 맡기면 된다”면서, 홍 대표의 사퇴가 “대한민국 보수 진영의 명예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까지 사퇴를 안하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대 결심’에 대해 “탈당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나오는 ‘탈당 후 더불어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선 “민주당과 접촉한 적 없다. 탈당하면 당분간 무소속으로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홍 대표 거취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이런 비슷한 얘기는 그간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여러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6·13 지방선거 울주군수 공천과 관련해 최근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그러나 “울주군수 경선은 제가 수용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