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회동을 마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늘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당은 나를 불렀다”며 6·13 지방선거를 앞둔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강행 돌파를 시사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당 내 광역단체장 후보들과도 대립해 온 홍 대표지만, 뜻을 굽히지 않고 선거를 통해 심판받겠다는 뜻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홍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안무치한 문 정권을 상대로 지금 지방선거에 임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하기사 태평성대였다면 자기들이 하지, 나를 부를리가 없”다면서 자유한국당의 과거 주류층을 겨냥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과거 ‘위기상황’에서 자신이 전면에 나서 당을 이끌었던 사례를 일일이 나열했다. 첫번째로 “2008년 5월, MB정권 초기 광우병 파동으로 정국이 혼란에 빠졌을때 원내대표를 맡아 대혼란을 수습하고 매일같이 국회가 민주당에 점거 당하는 국회상황을 일년 동안 당하면서 이를 헤쳐 나갔”다고 꼽았다. 두번째로 “2011년 7월 당 대표를 맡을 당시에는 친이·친박의 협공 속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국회 본회장의 혼란을 넘어 한-미 FTA(한-미 자유무역협정)를 통과시켰으나 내가 하지도 않은 디도스 파동의 책임을 지고 5개월만에 당 대표직을 물러났다”고 적었다. 그러나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및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수행비서의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으로 당은 최대 위기에 몰렸고, 이후 당을 이어받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때 인적쇄신을 통해 2012년 총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다수다.
세번째로 홍 대표는 “2017년 5월 탄핵 대선이라는 절망적 상황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어 궤멸된 당을 재건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7월엔 무너진 당을 맡아 잔박들의 저항속에서 당협위원장 3분의1을 교체하는 조직 혁신과 친박핵심 청산을 통해 인적 청산 작업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홍 대표는 이처럼 자신이 ‘위기 등판’한 사례를 나열한 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라면서 “이번에도 나는 어렵지만 국민들이 나라를 통째로 저들에게 넘겨주지 않고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하에 지방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선거 한번 해봅시다”라며 “과연 국민들이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통째로 저들에게 넘겨 주는지 민심을 한번 확인해 보자”고 주장했다. 그는 “위기는 곧 기회”라고 글을 맺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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