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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국당 “이대로는 참패” 위기감 고조…지도부 ‘백의종군’ 요구도

등록 2018-05-29 21:35수정 2018-05-30 06:23

정우택 “현 지도부, 백의종군 자세로 헌신해야”
‘2선 후퇴’ 해석엔 선 그어 “여러 방법 있을 것”

홍준표 대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일축
지난해 11월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초선의원 연석회의에서 함께 앉은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당시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난해 11월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초선의원 연석회의에서 함께 앉은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당시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방선거를 보름 앞두고 지지율 침체로 인한 자유한국당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 지도부가 선거 전면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며 일축했다.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두고 당 내 갈등이 다시 노골화되는 모양새다.

29일 홍 대표는 강원도 원주 대한노인회 원주시지회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그 사람은 충북에서 유일하게 자기 지역 도의원도 공천 못한만큼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의 4선 중진인 정우택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 지도부의 백의종군을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홍 대표는 이어 저녁 8시께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기들이 망쳐 놓은 당을 살려 놓으니 지방선거 불과 보름 앞두고 당대표 보고 물러 나라고 한다”며 “분란을 일으켜 지방선거를 망치게 하고 그 책임을 물어 나를 물러 나게 하려는 심보”라고 썼다. 정 의원을 겨냥해 “유일하게 충북에서 자기 지역 도의원 공천도 못하고 민주당후보를 무투표 당선시킨 사람이 이제 지방선거 전체를 아예 망쳐 놓을려고 작정한 모양”이라고 적었다. 그보다 앞서 올린 다른 글에는 “나라의 앞날을 청와대 주사파들에게 맡기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참으로 암담하다” (▶관련기사 보기 : 홍준표 “북한, 판문점 선언 목적은 한미일 동맹체제 해체”) 고도 썼다.

이날 정우택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는 데 실패”했다면서, 지지율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대북 문제를 둘러싼 지도부의 ‘오판’을 꼽았다. 국민들에게 “지도부가 설득력 있는 논리와 대안제시 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식으로 비쳐”졌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에 대한 도움은커녕 지원유세도 기피하고 있는 것은 극도로 악화된 민심의 반영”이라고 홍준표 당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재건의 기반마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고, “보수궤멸이 현실로 나타나 견제와 비판 세력은 극도로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 의원은 ‘백의종군’ 요구가 곧 현 지도부의 2선 후퇴 요구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하라’고 했는데,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홍 대표가) 선대위원장 직에서 물러난다던지, 환골탈태하겠다는 시국선언을 발표한다던지 하는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은 홍준표 당 대표가 맡고 있으며, 정 의원은 선거대책위원회의 고문 직을 맡고 있다. 정 의원는 “내 목표는 당 대표 흔들기가 아니다”라며 “이대로 선거를 치렀다간 참패로 끝날 것 같다. 선거 임박하면 지지율이 올라야 하는데, 2달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는 것이 경상도 지역 의원들의 이야기다. 현장은 비상이 걸려 있는데, 지도부가 특단의 대책을 갖고 있는지 답답하다”고 쇄신을 요구하는 글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 “‘백의종군’ 아니라도 당에서 대책이라도 낸다면 (지방선거에서) 몇명이라도 더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고도 덧붙였다. 정 의원을 비롯한 일부 원내 중진의원들은 지난 3월에도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대해 비판하며, 공동선대위원장 옹립 등을 건의한 바 있다.

다른 원내중진들은 별도로 성명을 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위기의식과 홍 대표의 선거 대응 방식에 대한 불만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다소 정제되지 않은 발언 등을 지지율 침체의 원인으로 꼽는다는 것이다. 최근 한 지역 대책회의에선 ‘홍 대표가 그만두면 10%까지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는 것이 여러 의원들의 전언이다.

박종희 수원갑 당협위원장도 정 의원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원에서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어도 막말하고 품격없는 지도부 꼴보기 싫어 투표하기 싫다는 것”이라며 “저 뿐 아니라 후보들도 중앙당차원에서 무슨 조치가 없냐고 이구동성으로 제게 하소연을 한다”고 썼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문재인정권 중간평가로 생각하는 자유한국당 당원과 중간층은 홍준표대표에 대한 거부감때문에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지도부의 냉철한 현실인식과 통큰 결단, 자기희생이 없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전멸한다”고 적었다.

이같은 당 내 갈등을 차기 당권 다툼의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홍 대표는 “17곳 광역단체장 선거 중 6곳을 수성하지 못하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당권 주자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홍 대표가 “분란을 일으켜 지방선거를 망치게 하고 그 책임을 물어 나를 물러 나게 하려는 심보”라고 정 의원을 비난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현재 차기 당권 주자를 놓고 정우택 의원 외에도 김무성·심재철·나경원·정진석 의원 등 중진 의원들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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