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후보에게 묻는다] 울산시장
① 송철호 민주당 후보
의원 6번·시장 2번 등 8번 도전해 모두 낙선
“시민들 변화 갈망…시를 주인에게 돌려줘야”
‘떠나는 도시, 위기의 울산 살리기’ 중점 공약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992년부터 2016년까지 울산에서 6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2번의 시장 선거 등 모두 8번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모두 낙선했다. 31일 공업탑로터리에서 출정식과 함께 본격 선거 유세에 나선 송 후보는 “야구는 9회 말에 끝난다. 송철호의 8전8패는 실패가 아니라, 쓰러지면 일어서고 또 일어선 도전의 신화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승리를 자신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힘이 울산을 비롯해 철옹성 같던 영남 민심을 흔들고 있다. 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용솟음치고 있다. 20여년간 자유한국당이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독점해온 지방권력을 바꿔 적폐를 청산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을 묻자 “울산시를 시민에게 돌려줘 시민이 주인되는 울산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20년 동안 보수정당이 집권해온 울산 시정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다. 노동·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울산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시민고충처리위원회·노동인권센터,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등 시민·노동자 참여를 넓힐 제도적 방안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현재 울산에선 성장 시대를 벗어난 도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 화두다. 송 후보는 “성장 동력에만 안주해 도시기반시설 전반이 취약하다. 조선업 등 주력 산업 위기로 성장 동력이 떨어지자 한때 전국에서 구름처럼 인재가 모여들던 도시가 지난해엔 무려 1만여명이 떠난 도시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의 울산 살리기 대책’으로 “해상풍력단지 등 해양플랜트산업과 철도·도로 등 기반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일자리도 늘리고, 정주 여건도 확충하겠다”고 답했다.
송 후보는 공동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이 고래고기 불법 유통과 기획 부동산 사기 등 ‘부적절한 사건 수임’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법인의 다른 변호사가 고래고기 식당 관계자들을 변호했는데, 마치 내가 부도덕한 사건을 맡은 것처럼 허위·과장 선전했다.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도 지난해 12월 입사한 변호사가 그 전부터 맡아온 사건이다. 이 일로 그 변호사는 3월에 사임계를 내고 4월 퇴사했다“고 해명했다.
송 후보는 1949년 부산 중구 보수동에서 태어났으나 초·중학교를 전북 익산 할머니댁에서 보냈다는 것 때문에 8번의 선거를 치를 때마다 ‘지역주의’에 발목을 잡혔다. 82년 사법시험(24회)에 합격해 85년 부산서 변호사 개업을 했고, 87년 울산으로 옮겨 6월항쟁과 노동자대투쟁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영남의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불렸다. 노무현 정부 때 경부고속철도(KTX) 울산역 유치와 울산국립대 설립에 큰 몫을 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② 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 여론 열세에도 “이보다 안 좋을 때도 역전”
“안정 성장 세력과 이를 흔드는 세력의 대결”
친인척 비리 혐의 “경찰 기획 수사”라며 부인
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는 국회의원 3선을 거쳐 광역단체장 재선에 도전한다. 선거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지만 이번 선거는 녹록찮아 보인다. 31일 태화로터리에서 출정식을 하고 유세에 나선 김 후보에게 선거 전망을 물었다. 그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내가 (송철호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나왔으나 현장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최근 한 지역 언론사 조사에선 내가 앞서기도 했다. 여론조사는 믿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 치른 선거에 비하면 지금은 분위기가 더 좋은 편”이라고 했다. 그의 첫 선거는 2004년 17대 총선이다. 당시 그가 속한 한나라당이 ‘차떼기’ 대선자금 비리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통과 뒤 역풍을 맞아 열린우리당에 원내 제1당 자리를 내줬다. 울산에서도 한나라당이 지역구 6곳 가운데 김 후보를 포함해 3명밖에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 4년간 이끈 울산 시정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그는 “수출과 생산 등 모든 지표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는 최악의 위기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울산의 지속적인 안정 성장을 바라는 세력과 능력이나 자질도 없이 중앙 정치에 편승해 성장 기반을 흔들려는 세력과의 대결”이라고 했다.
핵심 공약을 물었더니 “222개 약속을 제시했다. 선후나 경중 없이 하나같이 중요하나, 모두 일자리로 수렴된다. 다음 4년은 일자리에 모든 것을 걸겠다. 조선해양·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3디(D)프린팅, 2차전지 등 신산업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의원 시절 ‘쪼개기’식 편법 정치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30일 처이종사촌이 경찰에 구속되고, 앞서 동생과 비서실장 등 측근들도 아파트 건축 사업이나 공사 자재 납품 등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입건됐다. 그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동생과 비서실장은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법원·검찰에 의해 기각됐다. 경찰이 무리하고 부실한 꿰어맞추기식 기획수사로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정치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1959년 울산 북구 강동동 어촌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인 83년 사법시험(25회)에 합격하고 89년 대구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93년 울산에서 법복을 벗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2004년 17대 총선 당선으로 정계 입문한 뒤 19대 총선까지 3선 의원을 지냈다. 국회 운영위와 지식경제위 간사, 한나라당 대변인에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도 맡았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③이영희 바른미래당 후보
⑥ 김창현 민중당 후보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선 2명의 노동운동 출신 후보가 출마했다. 바른미래당 이영희 후보와 민중당 김창현 후보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 중이다.
이영희(55) 바른미래당 후보는 이번 선거를 “낡고 부패한 제1 야당을 교체하고, 민생 경제에 무능한 여당을 견제하는 선거”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1·2번 후보에만 너무 많은 기회가 돌아갔다. 지방정치에 다당제가 확립될지 갈림길에 섰다”고 했다.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사회통합 추진, ‘일·삶의 균형’과 ‘일자리 나눔’으로 좋은 일자리 창출, 미세먼지 없는 수소자동차특별시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1986년 입사한 현대자동차 노동자로, 노조 기획실장·부위원장,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의장 등을 맡았다. 2008년 울산 북구에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해 떨어지고,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합류한 뒤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울산시당 위원장을 맡았다.
김창현(55) 민중당 후보는 이번 선거를 “적폐 청산과 사회 대개혁의 적임자를 선택하는 선거”로 규정했다. 그는 자신을 “노동자도시 울산에서 유일하게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시장 직속 정리해고특별대책반 설치, 비정규직 없는 울산, 성평등위원회와 미투지원센터 설치 등을 공약했다.
그는 노동운동을 거쳐 1998년 초대 민선 울산 동구청장에 당선됐지만 이른바 ‘민주민족혁명당 영남위원회’ 사건으로 구속돼 구청장직을 잃었다. 이후 2004년과 2012년 울산 동·북구에 각각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후보로, 2010년 민주노동당 울산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시민들 변화 갈망…시를 주인에게 돌려줘야”
‘떠나는 도시, 위기의 울산 살리기’ 중점 공약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② 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 여론 열세에도 “이보다 안 좋을 때도 역전”
“안정 성장 세력과 이를 흔드는 세력의 대결”
친인척 비리 혐의 “경찰 기획 수사”라며 부인
김기현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
③이영희 바른미래당 후보
⑥ 김창현 민중당 후보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선 2명의 노동운동 출신 후보가 출마했다. 바른미래당 이영희 후보와 민중당 김창현 후보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 중이다.
이영희 바른미래당 울산시장 후보
김창현 민중당 울산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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