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오전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경제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이틀 연속 지역을 돌며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정작 일부 후보들이 나타나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강성 발언들을 내놓는 홍 대표의 지원을 꺼리는 후보들의 ‘대표 거리두기’로 비치는 데 대해 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홍 대표는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1일 오전 9시부터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울산 경제대책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침 전날 홍 대표가 천안·부산 지원 유세에 나섰을 때도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와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불참하며 ‘홍준표 패싱’ 논란이 불거진 뒤라 김 후보 불참에 더 시선이 쏠렸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오전 10시 반께 시작된 울산방송(UBC) 토론회 사전녹화 준비 때문”이라며 의도적인 ‘홍 대표 패싱’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대표가 울산의 김 후보 선거사무소까지 왔는데도 후보의 다른 일정 때문에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 됐다. 이어 홍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경북 포항시 청하시장에서 당의 경북지사·포항시장 후보를 위한 지원 유세를 했지만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가 함께하지 못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가 되어서야 홍 후보의 구미 지원 유세에 참석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전날 이 후보가 포항 유세를 했고, 1일에는 상주·문경 등 다른 일정을 사전 공지했기 때문에 (홍 대표의 오전 포항 유세에) 가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에선 대표와 후보 사이 엇박자 행보를 두고 ‘대표 패싱 논란’이 커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일부 후보들의 불가피한 일정 탓에 대표와 엇갈리는 것이라고 하지만, 외부에는 대표와 함께 선거운동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홍 대표의 지원 유세에 후보가 불참했던 한 캠프 관계자는 “(우리 후보가 불참하는 것을 두고 홍 대표 패싱) 논란이 이어질 것 같아 캠프 회의까지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후보들이 당 대표를 멀리한다는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서인지, 전날 홍 대표 지원 유세에 불참한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는 1일 천안을 다시 찾은 홍 대표와 함께 유세차에 올랐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