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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2등 싸움 치열한 ‘보수 야권’…승부처는 TK·서울

등록 2018-06-03 22:28수정 2018-06-03 22:30

지방선거서 정계 개편 주도권 경쟁
대구·경북 바른미래 당선 이변 땐
한국당 치명상, 의원들 동요할 듯
서울 김문수·안철수 순위도 큰 변수
6·13 지방선거 중반 판세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치열한 2등 싸움 속에 더불어민주당의 어부지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격돌은 지방선거 이후 야당발 보수세력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사전 경쟁의 성격이 강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강한 야당은 오로지 자유한국당뿐”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지난달 29일 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지금 자유한국당은 제대로 된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을 대체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보수, 개혁보수를 한다는 신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객관적 전력은 자유한국당이 훨씬 우세하다. 국회 의석이 113석 대 30석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도는 올해 3월 이후 자유한국당 11~14%, 바른미래당은 5~8%로 자유한국당이 두 배 정도 높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최근 각 언론사 광역단체장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만 의미 있는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을 뿐 다른 지역 바른미래당 후보들은 상당한 격차로 밀리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강원도, 충청남도, 전라북도에서는 후보를 내지도 못했다.

그러나 선거는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정치적 함의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 두 가지 관찰 지점이 있다.

첫째, 대구·경북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들의 성적표다. 대구시장 후보로 김형기 경북대 교수, 경북지사 후보로 권오을 전 의원이 나섰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당선되면 이번 지방선거 최대의 정치적 이변이다. 낙선하더라도 득표율이 중요하다.

기초단체장 몇 곳이라도 당선자가 나오면 역시 이변이다. 티케이(TK, 대구·경북)에서 바른미래당의 약진은 곧바로 티케이에서 자유한국당의 몰락을 의미한다.

둘째, 서울시장 선거 2등 싸움이다. 어느 쪽이든 3등으로 밀려나면 치명상을 입는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3등을 하면 정치를 계속하기 어렵게 된다. 홍준표 대표도 대표직에서 버티기 힘들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3등을 해도 마찬가지다. 차기 대선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할 수 있다.

두곳의 선거 결과는 지방선거 이후 정국의 변화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 바른미래당이 대구·경북에서 당선자를 내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2등을 차지하면 지방선거 이후 보수 재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크게 동요할 것이다.

둘째,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을 지켜내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를 3등으로 밀어낸다면 지방선거 이후 보수 세력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다시 결집할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소멸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정국의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2020년 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이 주도권을 쥐게 되면 2020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이 보수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을 흡수하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이 주도권을 쥐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당체제로 회귀하게 될 것이다. 진보 정당은 별개의 변수다.

김문수와 안철수의 서울시장 2등 싸움, 그리고 대구·경북에서 벌어질 ‘티케이 목장의 결투’를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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