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6·13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가 야권 후보들보다 40%포인트가량 앞서며 압도적 우위를 달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드루킹 특검’ 등으로 야권 공세를 받고 있는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도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와 격차를 20%포인트 넘게 벌리며 우위를 지켜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기사 4·5면
<한겨레>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각 지역 유권자들을 상대로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4~3.5%)에서 박원순 후보는 55.5%의 지지를 받아 14.4%의 지지를 받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11.6%의 지지를 얻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보수야당에서 대선주자급 거물 정치인이 2명이나 출마했는데도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박 후보가 우위를 지킨 것이다. 이재명 후보도 60.2%의 지지를 얻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18.9%)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대세론’을 재확인했다. 경남지사 선거에 나선 김경수 후보도 47.9%의 지지를 얻어 26.2%의 지지를 얻은 김태호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은 모든 세대에서 고루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30대(67.9%)와 40대(65.2%)가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60살 이상 고령층에서 각각 21.7%, 17.9%를 얻으며 60대 이하 연령층에 견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박 후보(40.4%)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념 성향별로 따져도 박 후보는 진보 성향(79.2%), 중도 성향(51.2%) 유권자는 물론이고 보수 성향(32.2%) 응답층에서도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박 후보는 그간 보수 지지세가 높았던 남동권(강남 4구)에서도 49.7%의 지지를 받으며 지지율 1위를 지켰다. 이번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1.5%를 얻는 데 그쳤다. 20대 출마자인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조직력과 정당 영향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1.1%의 지지를 얻어 눈길을 끌었다.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이재명 후보는 ‘욕설 녹취록’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네거티브 난타전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모았다. 진보 성향(80.8%), 중도 성향(53.6%) 유권자는 물론이고 스스로 보수 성향이라고 답한 유권자층에서도 이 후보는 42.2%의 지지를 얻어 남 후보(41.3%)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민주당 당내 경선 뒤 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한때 이 후보를 ‘비토’(거부)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80.2%가 이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 역시 모든 연령대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고, 30대(77.1%)와 40대(72.1%)에서 특히 강한 우세를 드러냈다. 다만 60살 이상 고령층에서는 39.8%를 얻어 남 후보(35.7%)와 비등한 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차례의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이재명 저격수’로 화제를 모은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2%의 지지를 얻었다.
경남지사 선거를 놓고 자유한국당에서 ‘막판 역전론’을 주장하는 가운데,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김태호 후보를 크게 제치고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김경수 후보에 대한 지지는 특히 30대(58.2%)와 40대(63.6%)에서 높았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김태호 후보가 47.8%의 지지를 얻어 김경수 후보(28.3%)를 크게 앞섰다. 김경수 후보는 경남 동부권(김해·밀양·양산 등)에서 가장 많은 지지(56.8%)를 얻었고, 창원권(48.0%)과 거제·남해·사천 등이 있는 서부 해안권(43.2%)에서 모두 지지율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서부 내륙권(거창·산청·합천 등)에선 김태호 후보(39.2%)가 김경수 후보(36.5%)보다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6일 김경수 후보 캠프의 이철희 상임총괄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지역의 몰표가 아닌 서부 경남 등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아서 온전한 도지사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반면 김태호 후보는 “현장에 가보면 바닥 민심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은 보수야권의 ‘여당 견제론’보다 여당의 ‘안정론’에 동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선거에서 여야가 내놓고 있는 선거 구도 가운데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야당 주장보다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여당 쪽 주장에 서울(61.7%)·경기(66.4%)·경남(51.5%) 지역 응답자 모두 더 많이 공감한다고 답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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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어떻게 했나
조사기관: 한국갤럽)
일시: 2018년 6월2~6월4일
대상: 만 19살 이상 남녀 809명(서울), 814명(경기), 808명(경남)
조사방법: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및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차출 방식. 서울(유선 15%·무선 85%), 경기(유선 17%·무선 83%), 경남(유선 18%·무선 82%)
응답률: 18.8%(서울), 15.5%(경기), 18.8%(경남)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서울·경남), 95% 신뢰수준에 ±3.4%(경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