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과 지지자가 뒤섞여 왁자한 서울 명동의 복판에서 일순 소요가 사라졌다. “잠깐 묵념해도 되겠습니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더불어민주당)의 제안에, 운집한 인파가 눈을 감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 묵념을 마치고 박 후보가 입을 뗐다. “그만, 감사합니다.”
6·13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박 후보는 서울 명동의 마지막 유세를 묵념과 함께 시작했다. 박 후보 캠프의 유세지원단장으로 활동했던 정세환 전 서울시의원이 하루 전 심장마비로 숨진 데 따른 것이다. 박 후보는 이날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정 전 의원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박원순 캠프의 유세지원단장으로 일하고 계시던 우리 정세환 동지가 어제 갑자기 서거했다”며 “참으로 따뜻하고 겸손하고 아름다운 마음씨의 소유자였다. 2014년 박원순 캠프에서 유세지원단장을 맡아서 저를 당선시켜주신 분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박 후보는 “어제 제가 선거운동을 잠시 멈추고 빈소를 방문했는데 부인과 어린 두 딸이 정말로 황망해하는 것을 보았다. 그를 추모하면서 그 유족들을 보살피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여러분이 함께 보여주시면 어떨까 싶다”는 말과 함께 정 전 의원에 대한 추모의 뜻을 담은 묵념을 제안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