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한라산 등정 성사되나
문 대통령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
김영춘 장관 “답방 오시면 한라산 모셔야”
김정숙 여사 물통에 한라산 물과 백두산 물 합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르면 올해 안에 서울 ‘답방’에 나서기로 약속한 가운데, 서울 답방시 한라산 등정이 포함될지 관심이 모인다.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백두산 일정에서도 김 위원장의 한라산행은 남북 관계자들의 주요 대화 소재로 등장했다. 공식수행단 중 한 명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번에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농담을 건네자 문 대통령은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서 만들도록 하겠다”고 보태어 일동의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이는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다. 리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는 말로 묘한 여운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제주 삼다수 물통에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제주 한라산 물과 백두산 천지 물의 ‘합수’를 통해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김 여사는 “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거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여사는 물이 반쯤 든 500ml 생수병을 준비해 백두산 물을 담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도 김 위원장의 한라산 답방에 이목이 집중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할 때 문재인 대통령과 한라산에 갈 수 있느냐”는 한 러시아 외신 기자의 질문에 “매우 좋은 아이디어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화보]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평양공동취재단,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