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6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관계 상황에 대해 질문받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첫 회의가 16일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로 개회 2시간 만에 갑작스럽게 마무리됐다.
송영길 국회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께 “긴급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별히 추가 질의가 없으면 종료하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송 위원장은 “예고했던대로 북한이 실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백두산 천지에서 두 정상이 만나 미래를 약속했을 때만 해도 모든 국민이 기대 부풀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외통위는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통합당 의원들은 전날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과 이를 위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항의해 일괄 상임위원 사퇴서를 국회 사무처에 일괄 제출했다. 송 위원장은 외통위 산회를 선포하면서 “야당 의원들도 빨리 참여해서 국회에서 이 문제를 대응하고 지혜를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외통위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출석해 현안 관련 질의에 응답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청사 폭파에 대해 “일단 예고된 부분이 있다. 조금 더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장관은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느냐’는 민주당 전해철 의원 질문에는 “중간에 조금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53분께 위원장의 허가를 받아 통일부로 복귀했다. 김 장관은 회의장을 나선 뒤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에) 가서 보고를 받아야 한다”며 다급히 자리를 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해찬 대표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민주당은 폭파 소식이 전해지자 곧 긴급 지도부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긴급 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해찬 대표 주재로 외교통일위원 긴급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통합당도 17일로 예정됐던 외교안보특위를 이날 오후 5시께로 앞당겨 현안을 논의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공식 논평을 내고 “북한의 엄포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행된 만큼 군 당국과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통합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2시49분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1층 하단에 폭약을 설치해 폭파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져내리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