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로 석동현 변호사를 추천한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에 대한 조롱”이라며 추천 철회를 촉구했다.
이 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한 석동현 변호사는 후보 자격조차 없는 인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석 변호사는 야당 추천을 수락하면서도 자신의 SNS에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이라는 입장을 쓸 만큼 잘 알려진 공수처 반대론자”라며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인물을 후보로 내세운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또한 이 지사는 “석 변호사는 지난해 전광훈 목사 등이 참석한 집회에서 정부의 일본 수출 규제를 비난하면서 ‘나라와 국민에게 반역하는 행위만 아니라면 저는 친일파가 되겠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본이 불 지른 게 아니다. 솔직히 정부가 (징용 판결로) 일본을 무시하고 조롱한 측면 있지 않느냐’고 말해 강제노역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석 변호사도 즉각 이 지사의 글에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장 후보가 된 것은 추천위원 중에 한 분이 추천한 것이지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것이 아니”라며 “공수처장은 친정권 인사가 아니라 공수처의 도입이유, 존재목적에 대한 고뇌도 하면서 때로는 정권의 입장과 맞설 수 있는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는 담대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개혁이니 촛불명령이니 하면서 옥상옥 기관으로 공수처장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국민에 대한 조롱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석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공수처는 태어나선 안 될 괴물기관으로 본다. 법을 고쳐 폐지하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공수처가) 존재할 수밖에 없어 어떻게든 지탄을 받는 기관이 되지는 않게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후보 추천을 수락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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