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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D-1…영남-비영남 구도에 숨은 세가지 변수

등록 2021-04-29 04:59수정 2021-05-04 08:40

①숨은 친박 커밍아웃 ②유승민계 잠재력 ③초선 표심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성동 의원, 김기현 의원, 유의동 의원, 김태흠 의원. 김경호·강창광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성동 의원, 김기현 의원, 유의동 의원, 김태흠 의원. 김경호·강창광 기자

30일 열리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도로 영남당’ 논란이 전면에 부각됐다. 권성동(4선·강원 강릉)-김기현(4선·울산 남을) 의원이 ‘영남-비영남’ 구도 속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거 막판에 이르면서 ‘계파 대리전’의 성격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도로 영남당’ 논란 이면엔 친박-비박

이번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엔 ‘영남당’ 논란이 다시 한 번 불거졌다. 한 달여 뒤 예정된 전당대회에 영남 출신이 대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지자 원내대표 선거에선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영남 후보(김기현)는 “여당의 악의적인 프레임”이라고 항변했고, 비영남권 후보(권성동·김태흠·유의동)들은 외연확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선거 날짜가 임박하자,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친박(근혜)계로 분류됐던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낙선한 뒤 당내에선 계파정치가 힘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소추위원장을 맡았던 비박(근혜)계 권성동 의원이 당 간판으로 나서려 하자 친박계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일 친박계 서병수(5선) 의원이 본회의장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탄핵불복’ 의견을 꺼내 든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에 친박 성향의 의원들이 권성동 의원과 경쟁하는 김기현 의원을 우회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기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울산시장을 지내 상대적으로 탄핵 문제에서 자유롭다. 친이(명박)계로 분류되긴 하지만 계파 색채가 훨씬 옅다. 원내 운영과 당권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친박들이 그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반대로 영남권 후보인 김기현 의원의 당선은 당 대표 출마를 사실상 확정한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불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 당내 ‘투톱’이 모두 영남권 의원이라면 ‘도로 영남당’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과 연결돼 주 원내대표가 권성동 의원을 지지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비박계로 분류되며, 권성동 의원과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전력이 있다.

후보 4명이 나선 이번 선거는 1차에서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2차 투표에 이르면 계파 구도가 더 명확해진다. 1차 때 친박계인 김태흠(3선·충남 보령 서천) 후보를 찍었던 의원들은 2차에선 김기현 후보로 뭉칠 가능성이 높다. 유승민계인 유의동 후보의 표는 권성동 후보로 쏠릴 공산이 크다.

“후보 개인만 놓고 투표 하진 않을 것”

원내 숫자가 10명 안팎인 유승민계가 얼마나 가능성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친박계와 친이계가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으로 와해 국면이었던 것과 달리 유승민계는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는 ‘70년대생’ ‘혁신’을 앞세운 유의동 의원이 출마했고, 당 대표 선거에는 초선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김웅 의원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두 선거의 성적표가 좋으면 유승민 전 의원의 대선 도전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후보들에게 최대 관건은 초선 56명의 표심이다. 전체 101명 중 절반을 넘는 숫자다. 초선 의원들은 지난 26일 후보 토론회를 주최하며 당내 혁신과 변화를 촉구했다. 그간 계파색이나 성향을 드러내지 않고 ‘초선’이란 푯대 아래 뭉쳤던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궐선거 이후 당내에서 변화와 쇄신이 강조되면서 초선들의 입김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표가 어느 한 후보로 쏠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후보들이 초선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며 각개 공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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