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부 나눔 단체 초청 행사 ‘나눔으로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4일 윤석열 정부 개각 명단에 새 방송통신위원장, 국가정보원장, 금융위원장 후보자 이름은 없었다. 대통령실은 새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경우 추가 검토 작업을 거쳐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 안에 후보자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방통위원장 자리는 지난 1일 이동관 당시 위원장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몇 시간 앞두고 이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갑작스레 공석이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 “아직 언론계와 법조계 인사를 두루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방통위는 방송 정상화가 시급하니까 빨리 인사를 내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통위는 위원장이 있어야만 의결이 가능한 조직으로, 차관이 대행할 수 있는 일반 부처와 다르다.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점에서 지명을 서두르는 분위기가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방통위원장 등이 지명되지 않은 것에 대해 “오늘 인선은 여성, 전문성, 젊은 내각 구성에 중점을 뒀다”며 “개혁적인 분위기를 먼저 보이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 방통위원장 후보자로는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직속상관인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과 판사 출신 이상인 현 방통위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이 차기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다면, 권익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5개월 만의 자리 이동이다. 방송 전문성이 전무한 검사 출신을, 이례적으로 단기간에 자리를 이동시켜가며 방통위원장에 지명한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강력한 방송 장악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반면, 현재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 부위원장이 지명된다면 업무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로 평가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인사 파동의 책임을 물어 지난달 26일 김규현 전 원장을 경질함으로써 공석이 된 국정원장 후임자 또한 이달 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장 인선은 외교부 장관, 국가안보실장 등 외교·안보 라인과 맞물려 있어 연쇄적으로 인사 폭이 늘어날 수 있다.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조태용 안보실장,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 등이 거명된다.
경제팀 후속 인사도 예상된다. 금융위원장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총선 출마 여부가 결정되는 데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방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종호), 고용노동부(이정식) 등 몇 개 부처 장관이 추가로 교체될 수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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