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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청와대 ‘이번에도 모르는 일’?

등록 2013-06-26 20:22수정 2013-07-01 16:00

김무성·권영세 ‘대화록 발언’ 파문 확산
침묵 지키며 언급 계속 회피
여론 나빠지자 곤혹감 비쳐
청와대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새누리당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대화록)을 미리 입수해 대선에 활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또다시 ‘선 긋기’에 나섰다. 대통령 자신이 후보일 때 벌어진 일로 인해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는데도, 청와대는 국정원 관련 사건 때 보여준 ‘침묵 모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26일 김무성 의원의 비공개회의 발언과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권영세 당시 대선캠프 상황실장의 발언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의 방중 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다”, “자세한 내용을 잘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겠나. 유구무언이다”라는 말 등을 되풀이하며 언급 자체를 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권영세 전 실장의 ‘집권 뒤 녹취록 공개’ 발언과 관련해 “그걸 누가 녹음했는지, 출처가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쥐하고도 새하고도 친하지 않다. 어떻게 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화록의 대선 활용’이라는 본질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발언의 출처나 입수 경위 등 비본질적인 대목만 문제 삼은 셈이다.

대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낸 김무성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비슷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건 그런 말을 하신 분들이 책임질 일이지, 청와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두 사람의 발언이 불러올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국정원의 대화록 무단 공개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좋지 않은 마당에, 이번 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부에선 “김무성 의원이 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27일부터 진행되는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대화록 대선 활용 사건’을 둘러싼 여야 대결에 파묻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청와대가 최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모두 청와대나 여당에 불리하게 나왔다고 한다. 특히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관련해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이들이 절반을 넘었다.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대해서도 ‘불리한 여론을 뒤집으려는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이 가장 많았고, 공개 자체에 대해서도 ‘남재준 원장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라 청와대가 관여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대답이 절반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청와대가 별다른 재발 방지 대책이나 사과 없이 사태를 방치한 게 오히려 화를 키웠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수사 결과가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이하게 판단하는 사이,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점점 더 수습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흘러버렸다는 것이다.

여권 내부에선 ‘청와대가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여야의 국정조사 합의에 강하게 반대하다가, 국정조사를 피하기 어렵게 되자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라는 강수를 밀어붙인 게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인사는 “결국 대화록 공개 강행이 이런 사태를 부른 게 아니냐. 대화록 공개 결정이 남재준 국정원장의 독자적 판단이라고 믿는 사람은 여당 내부에서도 별로 없다”고 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한겨레캐스트 #122]국회는 진실규명을, 대통령은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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