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단독 처리 가능성에
민주 “청문 무력화” 맞서
문형표·김진태 오늘 임명 가능성
민주 “청문 무력화” 맞서
문형표·김진태 오늘 임명 가능성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임명이 지연되고 있는 3명의 고위공직 후보자 처리를 놓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표결 문제는 여당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이거나 반대로 야당이 쉽게 동의해주기 어려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여야가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과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 예산안·민생법안 처리 등을 놓고 격돌할 연말국회를 앞두고, 이번 표결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일종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국회 임명동의가 필요없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황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야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며칠 여유를 두자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주말을 넘기지 않겠다고 예고한 만큼 22일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의 요구는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국회에서 논쟁을 벌이더라도, 큰 하자가 없는 한 행정부가 하루속히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문·김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기정사실화한 채 ‘인사문제까지 정쟁도구화하지 말고 조속히 황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에 협조하라’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의 따가운 질책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아직도 감사원장 임명동의를 복지부장관 후보자 사퇴와 맞바꾸자는 ‘정치적 거래’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당파적 이익을 위해 모든 국민이 희생하며 마냥 기다려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업무용 카드 개인 유용 등을 해명하지 못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 자체가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초점을 맞춰 날을 세우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문 후보자가 부적격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임명을 강행하면 국회 청문회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일방통행식 불통령’의 국정운영이 계속되면 향후 벌어질 사태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문 후보자의 사퇴와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연계한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여야 논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석진환 김수헌 송호진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