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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혼란 야기하는 행동 묵과 않겠다” 포문

등록 2013-11-25 20:28수정 2013-11-26 15:32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박 대통령, 박준우 정무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박 대통령, 박준우 정무수석,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사제단 시국미사 비판하며
특검 요구하는 야당에도 공세
“지난 9개월 국정 돌아보면
불신과 대결로 국력 낭비 심각
정치권 법질서 준수·타협 나서야”
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지부의 시국미사에서 박창신 원로신부가 언급한 ‘북한 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에 대한 여권의 집중포화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25일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그 사람들의 조국이 어디인지 의심스럽다”고 포문을 연 뒤 연이틀 청와대가 직접 공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오전에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23일이 연평도 포격 사건 3주기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북한의 포격을 옹호하는 듯한 박 원로신부의 발언을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북한은 포격 도발을 뉘우치기는커녕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까지 위협하고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장병들의 사기를 꺾고 그 희생을 헛되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장병들과 묵묵히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큰 아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금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들이 많다. 앞으로 저와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 수석들도 결코 굴복하거나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일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발언 중간에 당시 연평도를 지켰던 장병들의 ‘희생’과 ‘애국심’을 각별히 강조하며, “안보는 첨단 무기만으로 지킬 수 있는 게 아니고, 국민들의 애국심과 단결이 훨씬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박 신부의 강론을 우리 사회 내부의 혼란과 분열을 부추기는 ‘종북 발언’으로 규정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동시에 검찰의 추가 수사 등을 통해 계속 증폭되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근거로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로 평가하며 박 대통령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는 일각의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 9개월의 국정을 돌아보면 아직 우리 사회는 불신과 대결의 문화가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과 국력의 낭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치권부터 법질서 준수와 타협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화를 통해 이견을 조정하고 합리적 결론을 내고 그것에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국회를 향해 ‘법질서 준수’ ‘타협과 승복’ ‘정파적 접근 지양’ 등 원론적 주문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원샷 특검’과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 요구 등을 법안·예산안 처리와 연계하고 있는 야당을 사실상 ‘불법적·비타협적인 대선 불복 세력’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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