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겨울올림픽 선수촌이 1일 공식적으로 문을 연 가운데, 북한 피겨 렴대옥, 김주식 등 북한선수단이 2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강원도 강릉선수촌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강릉/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오는 9~11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이 확정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쪽 대표단의 만남·예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헌법상 행정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우리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서 지금껏 방문한 인사 중 최고위급”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따뜻하고 정중하게 맞을 것이며, 남북 고위급 당국자 간 대화 등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상임위원장에 대해) 정상급 예우를 갖출 것”이라며 “이제부터 북쪽과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의 방남 기간에 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은 올림픽 경기장이나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일단 김 상임위원장이 9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앞서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공식 리셉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개막식(9일)과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예선경기(10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북한 예술단 공연(11일) 등에도 김 상임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이들 행사에 참석한다면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의 면담 계획과 관련해 “대통령을 비롯한 실무진들이 어떤 수위에서 어떤 내용을 갖고 만날 것인지 현재 논의 중이어서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현재로선 문 대통령이 북쪽 대표단을 청와대에서 만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또 문 대통령이 북쪽 대표단 전체와 만나는 ‘단체회동’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문 대통령이 북쪽 대표단을 면담하는 와중에 김 상임위원장과 단독 회담을 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이 단독회담을 하더라도 이 만남을 ‘정상회담’이라 표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김영남 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이를 ‘회담’ ‘면담’ ‘대화’라고 표현한 전례가 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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