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썬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내년 한국 개최가 확정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자는 제안에 “한반도 정세가 평화를 향해 더 나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하자는 제안은, 이날 오전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내년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직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의해 이뤄졌다. 위도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기조 연설이 끝난 뒤 김 위원장 초청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과 북한이 함께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그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가시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주목할 만한 제안”이라고 평가한 뒤 “아세안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내년까지 아세안의 모든 정상들과 만나 더욱 깊은 신뢰를 쌓고자 한다”며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아세안과 함께 만들겠다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천명한 신남방정책을 거듭 강조하먼서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류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2020년 상호교역액 2천억불, 상호방문객 1500만명의 목표를 향해 아세안과 더욱 가깝게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 공식 수행원으로 싱가포르에 동행한 김현철 대통령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국 경제는 지난 50년간 미·일·중 등 횡축을 중심으로 번영을 이뤘으나 이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신남방정책 대상국가를 블루오션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밤 현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액은 1600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2등 자리를 차지할 것 같고, 2020년에는 2천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며 “가장 효자 국가인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2020년에 1천억 달러를 달성한다”고 말했다. 이는 유럽연합(EU) 국가 전체에 대한 수출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5일 싱가포르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면담하고, 이틀 뒤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가 열리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방안 및 두 나라 사이의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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