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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적절한 때 백악관 와달라” 김정은 “원하면 언제든 갈 것”

등록 2019-06-30 21:07수정 2019-07-01 10:24

북-미 깜짝 정상회담 무슨 말 나눴나

트럼프, 실무협상 대표 비건 지명
“굉장히 포괄적 딜 할 것
속도 안 중요해…서두르진 않아”
북 경제제재 해제 가능성도 열어놔

김정은 “트럼프와 나 사이의
훌륭한 관계 아니라면
이런 전격적 상봉 불가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대화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대화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30일 오후, 한여름 소나기처럼 찾아온 판문점 북-미 대화와 남·북·미 정상 만남이라는 역사적 드라마가 약 1시간8분 동안 펼쳐졌다. 지난 싱가포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와 달리 두 정상은 한결 편안하고 익숙한 모습이었고, 비공식 대화였지만 상당한 성과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점도 의미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 실무회담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게 핵심 성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한 경제제재 해제’를 언급하기도 했고, 북한이 대화 중단 이후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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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재개 합의…김 위원장 백악관 초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 대화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을 적절한 시기에 미국으로 오시라고 초청했다”고 밝히며 “김 위원장이 ‘언제든 원할 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실무진을 꾸려 비핵화 협상과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인 협상과 합의를 하겠다는 점에 합의했다”며 “복잡한 많은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상을 이끌 대표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지명하고, 폼페이오 장관이 실무팀 명단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새 실무팀에 대해 “과거 상대보다 새로운 상대와 더 좋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 쪽 협상팀이 아직도 살아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서는 “중요 담당자는 아직 생존해 있다고 알고 있다. 나머지 북한의 협상팀도 생존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인사를 나눈 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갔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인사를 나눈 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갔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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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제재 해제 언급…“서두를 필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경제제재와 관련해 “언젠가는 해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해제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실무협상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늘) 상당히 좋은 대화를 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역사적인 순간이자 역사적인 날”이라면서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서두르면 제한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굉장히 포괄적인 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문 없이 끝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해서도 “비판이 많지만, 성공적이었다. 가끔 그런 것이 필요하다”며 “하노이가 성공이라고 한 이유는 오늘과 같은 만남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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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발사체 “미사일 발사라고 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분위기 형성을 의식한 듯 남북을 배려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북-미 대화 중단 이후 있었던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관련 질문을 받고 “대부분 국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이것은 아주 소형 미사일이기 때문에 이것을 미사일 발사라고 보지 않는다. 김 위원장은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발사하지 않았고 테스트도 하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좋은 경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만남 제안에 응한 김 위원장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 제 제안에 반응하지 않았다면 (미국) 언론의 평소 행태로 봤을 때 저에게 몹시 부정적인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2년 반 전의 상황을 돌아본다면 굉장히 안 좋았고, 남북한과 전세계에도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이뤄낸 관계는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가져다준다.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각하와 나 사이의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며 “남들이 예상 못한 좋은 일을 해내면서 앞으로 맞닥뜨릴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군사분계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배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군사분계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배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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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큰 고개 넘어”

이날 조연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 큰 고개를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전세계와 남북 8천만 겨레에게 큰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른 시일 안에 (북-미가)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는 오울렛 지피(GP)만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며 “과감하고 독창적인 접근 방식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추어올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향해 “북-미 간 대화를 할 것이며, 물론 그 자리에는 문 대통령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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