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오르기 전 통역만 대동
청와대, 대화 내용은 안 밝혀
“북-미회담 중요 내용 있었다”
지난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판문점 북-미 회담 결과를 직접 전달받았다고 청와대가 1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미 회담 뒤 트럼프 대통이 차에 오르기 전 통역을 뺀 나머지 사람들을 물리고 문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했다”며 “중요한 내용이 대화 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뒤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 외에 추가적인 대화가 오갔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는 또 이와 별도로 외교부 공식 라인을 통해 북-미 회담 전반에 관한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어제(30일) 오후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 쪽에서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과정에서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우리 쪽 실무를 조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안하고 북한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윤 실장이) 여러 역할을 했다”며 “한-미 정상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은 물론 30일 새벽까지도 김 위원장이 오는지 계속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오는지 최종 확인이 안 된 상황에서 윤 실장이 아침 8시께 (실무준비)팀과 함께 판문점으로 가서 북·미 쪽과 접촉해 경호, 의전, 보도와 관련한 일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로서는 세 정상의 만남(오후 3시50분께)이 성사되기 8시간 전까지도 회동 성사 여부를 확신하지 못한 채 긴박하게 움직인 셈이다.
청와대는 이후 남·북·미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막후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회동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구실을 했는지,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 온다는 사실을 언제 어떻게 전달받았는지 등에 관해 청와대는 “지금은 세세히 말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청와대는 “어제 남쪽 자유의집에서 북-미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문 대통령은 북한 쪽 인사들과 별도로 만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