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북, 신형 ICBM 성능시험”…정권교체기 한반도 ‘긴장감’

등록 2022-03-12 00:04수정 2022-03-12 00:07

한미 “최근 2차례 미사일 발사
화성-17형 엔진 등 시험” 평가
북 도발 중단·대화 복귀 촉구

김정은 동창리발사장 현지지도
풍계리 핵실험장 복원 조짐도

우크라사태 등 대내외 악재 겹쳐
“윤 당선자, 정세관리 과제 직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지난 2월27일, 3월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지난 2020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계기로 처음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탄(ICBM)체계(화성-17형)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했다고 11일 오전 공동 발표했다. 한미는 최근 2차례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가 대륙간탄도탄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앞으로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대륙간탄도탄미사일의 최대사거리 시험 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은 최근 두차례 발사를 “정찰개발 위성을 위한 중요시험”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날 한미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성능 시험이라고 평가해, 북한이 2018년 4월 선언한 ‘핵·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 폐기에 바짝 다가간 것으로 본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내 정권교체기를 맞아 국내외 정세가 불안해진터에 북한 핵. 미사일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한반도에서 험악한 대결 국면이 다시 펼쳐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2차례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탄체(추진 동체)가 2020년 공개된 것과 같은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애초 군당국은 이 탄도미사일들을 고도와 사거리 등을 바탕으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평가했다. 이후 다양한 출처에서 추가로 확보한 정보들을 수집해 한미당국이 정밀분석한 결과, 북한이 화성-17형의 동체를 이용해 발사 궤적을 조정해 시험발사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미 고위당국자도 언론브리핑에서 북한의 최근 두 차례 발사와 관련해 “대륙간탄도탄이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움직임도 심심찮다. 전날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한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며 “개건확장”을 지시했다고 이날 노동신문이 1면에 펼쳐 보도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데, 김정은 총비서가 이른바 ‘대미 선제적 신뢰 조처’의 하나로 (잠정)‘폐쇄’한 곳이다. 한국·미국 등에선 흔히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라 불린다. 김 총비서가 국가우주개발국과 장거리 로켓 발사의 핵심 기반인 서해위성발사장의 ‘개건확장’을 지시한 사실은, 북한이 2018년 4월 밝힌 ‘핵·미사일 모라토리엄(발사유예)’ 해제로 빠르게 다가서고 있음을 뜻한다. 북한이 2018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부 폭파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복원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북한의 움직임은 우크라이나전쟁에 쏠린 미국의 관심을 북한으로도 돌리고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탄은 화성-17형으로, 최대 사거리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1만3천km 이상이다. 이날 한미가 이례적으로 북한 미사알에 대한 정밀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북한에 도발 중단·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한미 고위 당국자들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세부 분석 내용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국제사회가 북한의 추가적 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데 있어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인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재개 동향이 갈수록 짙어지면서 공개 경고를 한 것이다.

북핵, 미사일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미국의 위기관리 부담이 가중된다. 미국은 대북 추가 제재를 예고했지만, 이전처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은 어렵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들이 미국과 심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이 전혀 응하지 않는 ‘조건없는 대화’ 제안만 1년 넘게 반복하지 말고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한국 대선과 새정부 출범 전후에 정권의 태도를 파악하고 대남 협상력을 제고하려고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여왔다. 2012년 12월 대선을 1주일 앞두고 대륙간탄도탄을 쏘고,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전 3차 핵실험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인 2017년 7·11월 대륙간탄도탄을 발사했다.

정권교체기의 북한의 고강도 무력시위는 대북 강경책을 공언한 윤석열 당선자의 대응과 맞물려 새정부 출범초부터 남북관계를 대결 분위기로 몰고갈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불안해진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북한은 추가 군사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윤석열 당선자는 임기 초에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냉각될 가능성이 높아 한반도 정세를 관리·완화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남북 및 한중 관계 관리에 실패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김건희 “극우나 극좌는 없어져야…극우들은 미쳤다” 1.

김건희 “극우나 극좌는 없어져야…극우들은 미쳤다”

3차례나 쿠데타 온상이 된 육사…그들이 불법 명령 따른 이유 2.

3차례나 쿠데타 온상이 된 육사…그들이 불법 명령 따른 이유

한덕수·최상목은 왜 저럴까…전직 서기관의 책에 힌트가 3.

한덕수·최상목은 왜 저럴까…전직 서기관의 책에 힌트가

윤석열 탄핵심판, 헌법재판관들이 주목하는 핵심 지점은? [영상 뷰리핑] 4.

윤석열 탄핵심판, 헌법재판관들이 주목하는 핵심 지점은? [영상 뷰리핑]

윤상현·김민전·나경원 망언 모음.zip…연휴에 몰아보기 5.

윤상현·김민전·나경원 망언 모음.zip…연휴에 몰아보기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