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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어민 영상 요청…정전협정 위반 아닌데 유엔사 끌어들이나

등록 2022-08-04 16:59수정 2022-08-05 02:42

국방부, 북한어민 북송 CCTV 영상 요청
유엔사 “코멘트 어렵고 한국정부에 문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가운데 지난달 19일 판문점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가운데 지난달 19일 판문점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가 2019년 11월 일어난 북한 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유엔군사령부(유엔사)에 관련 영상 등 자료 제공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통일부에 이어 국방부도 북송 논쟁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문홍식 부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가 유엔사측에 관련 자료에 대한 보유 여부 등을 문의했고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문의한 자료는 유엔사가 관할하는 판문점에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북한 어민 북송 당시 장면이다. 판문점 곳곳에는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폐쇄회로텔레비전이 설치돼 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18일 통일부 직원이 개인적으로 찍은 북송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이 사진과 영상에는 군사분계선을 넘어가지 않으려는 북한 어민 모습 등이 담겼다. 국방부가 유엔사에 판문점 폐쇄회로텔레비전 영상을 요청한 것은,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영상이 통일부 직원이 찍은 영상보다 생생하고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국방부의 영상 문의는 여당 의원들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엔사 관계자는 “현재 한국 정부에서 조사 중인 사안이라 코멘트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내용은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유엔사의 신중한 반응은 평상시 주 임무인 ‘정전협정 유지 관리’와 북송 사건과의 관련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은 ‘유엔사의 승인 없이 북한 어민을 북송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같은달 25일 통일부·국방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승인을 받았다’고 답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유엔사는 지난 2017년 11월22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한 북한군 병사 영상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이는 귀순 병사를 쫓아온 북한군이 판문점에서 조준사격을 하고 군사분계선 남쪽을 넘어왔다가 돌아가는 등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데도 영상 제공을 요청하며 스스로 정치적 논란에 뛰어든 것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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