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4일 저녁 우리 군이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비정상 비행 후 강릉 공군기지 내 떨어진 사고로 밤사이 불길과 함께 큰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려 주민들이 불안한 밤을 보냈다. 독자 제공, 연합뉴스
지난 10월4일 군이 강원도 강릉에서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낙탄된 것은 미사일의 자세를 측정하는 장치인 ‘자이로스코프’에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결과가 16일 나왔다. 군은 해당 미사일을 전수조사하고, 비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사고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앞서 군은 지난 10월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쏜 현무-2C가 뒤로 날아가 추락하자 90여명을 투입해 약 두 달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팀은 미사일 발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고장 유형을 분류해 3만회가 넘는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결함이 발생한 원인을 추적해 왔다. 군은 이를 통해 자이로스코프 오류가 사고의 원인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다만 조사에 관여한 군 관계자는 “자이로스코프 안에도 매우 많은 부품이 있고, 어디가 고장인지는 모른다. 오랫동안 미사일을 개발했으나 이렇게 (미사일이) 뒤로 돌아오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자이로스코프 결함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군은 ‘훈련 미비’가 낙탄 사고 원인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군 관계자는 “정확한 횟수를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현무-2C를 올해 처음 쏜 것이 아니었으며 (전에는) 다 성공했다”며 “발사 버튼을 누르기 직전까지 수많은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군은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비할 수 있는 비행안전장치를 개발해 현무-2C 미사일에 장착할 계획이다. 비행안전장치는 미사일이 의도한 궤적에서 벗어날 경우 탄두부가 추진체에서 분리되도록 해 멀리 날아가지 않고 최대한 가까운 곳에 떨어지게 하는 장치다.
또한, 군은 현무-2C 미사일을 이달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전수조사해 안정성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낙탄 원인으로 추정된 제어 계통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특히 사고 미사일과 동일 시기에 생산된 미사일은 상세하게 분해해서 점검할 계획이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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