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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한·미 해병대, 포항서 대규모 상륙훈련…북 “원쑤들 징벌할 것”

등록 2023-03-29 14:38수정 2023-03-29 15:29

29일 오전 경북 포항에서 한미 해군·해병대 장병들이 상륙훈련을 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29일 오전 경북 포항에서 한미 해군·해병대 장병들이 상륙훈련을 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해군·해병대가 29일 경북 포항 일대 바다·하늘에서 육지로 상륙돌격하는 훈련을 했다. 한·미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 기간은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인데, 핵심인 ‘결정적 행동' 단계가 이날 시행됐다. 결정적 행동은 대규모 상륙 병력들이 일제히 해안으로 돌격하는 훈련이다. 이날 북한 관영언론은 쌍룡훈련 등 한·미연합연습에 강하게 반발하며 “원쑤들을 절대로 용서치 않고 무자비하게 징벌하리라”고 주장했다.

이날 훈련에는 사단급 규모 상륙군과 한국 대형수송함(LPH) 독도함, 미군 강습상륙함(LHD) 마킨 아일랜드함 등 해군 함정 30여척, F-35 전투기·육군 아파치 공격헬기(AH-64)·마린온 상륙기동헬기 등 항공기 70여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50여대 등이 투입됐다.

훈련은 미리 육지에 침투한 한·미 해병대 수색부대와 영국 해병대, 해군 특수전(UDT) 팀이 한국 공군과 미 해병대의 전투기 폭격을 유도하면서 시작했다. 독도함과 마킨아일랜드함 등 양국 상륙함에 탑승한 해상 돌격부대는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와 공기부양상륙정을 타고 해안으로 돌격했다. 상륙함과 육상 기지에서 발진한 공중·공정 돌격부대는 한국 해병대 헬기 마린온(MUH-1)과 미국 해병대의 오스프리(MV-22) 등 항공기를 타고 하늘에서 침투했다. 이어 항공기와 함정의 화력지원을 받아 상륙한 한·미 해병대는 목표지역으로 움직여 해안두보(상륙군 목표의 외곽을 잇는 선으로 상륙군이 실질적으로 점유하는 지대)를 확보해 훈련을 마무리했다. 이날 결정적 행동 단계 훈련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주관했고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안병석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등 군 주요 직위자,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전우회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관했다. 상륙돌격을 마친 한·미 해병대는 다음 달 3일까지 전투력 통합과 상호운용성 향상을 위한 과제를 숙달하고 쌍룡훈련을 마무리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원산상륙’, ‘평양점령’, ‘참수작전’ 등을 언급하면서 “입에 올리기조차 서슴어지고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는 원쑤들의 가증스러운 행태에 온 나라 전체 인민이 격노하여 나섰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한국전쟁 때인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이후 보급로와 퇴로가 끊겨 전쟁의 흐름이 바뀐 경험을 했다. 북한은 유사시 한·미 해병대가 평양의 관문인 남포에 상륙해 평양으로 진격하거나 원산에 상륙해 평양과 원산을 잇는 북한 내륙을 차단하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북한은 쌍룡훈련에 대해 평양을 점령하려는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강하게 반발해왔다. 강원도 원산지역과 지리적 특성이 비슷한 포항 일대에서 훈련을 벌이는 목적이 선제 타격과 평양 점령을 염두에 뒀다는게 북한 주장이다. 2016년 3월 북한 총참모부는 “적들의 평양진격을 노린 반공화국 상륙훈련에는 서울을 비롯한 남조선 전지역 해방작전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평양점령작전’에는 ‘서울점령작전’으로 맞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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