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납북자·국군포로·억류자 단체 대표와 가족을 만나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전시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는 묻혀진다”며 “윤석열 정부는 종전선언을 절대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사진 통일부 제공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3일 납북자·국군포로·억류자 단체 대표와 가족을 만나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전시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묻혀진다”며 “윤석열 정부는 종전선언을 절대로 추진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영호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들을 만나 “납북자 대책반을 장관 직속으로 설치해 지속적·체계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9돌 기념식 축사를 통해 전임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을 겨냥한 듯 “반국가세력들이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고 비난했다.
김 장관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는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가하는 인권 문제”라며 “정부는 국제기구, 유관 국가들과 협력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억류자 생사도 확인해주지 않고, 납북자·국군포로에 대해서도 일절 대응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은 김 장관이 지난 7월28일 취임한 뒤 국립현충원을 참배(7월31일)한 것을 빼고는 첫 대외 일정이다. 남북 회담·교류협력 담당 부서의 ‘폐지’를 추진하는 통일부 조직 축소와 맞물린 이런 행보는 김 장관이 앞으로 북한을 상대로 한 회담·교류협력이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춘 국내용 정책 홍보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통일부에 “(대북) 대응 심리전”을 주문한 터다.
면담에는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미일 명예이사장과 이성의 이사장,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최성룡 이사장, 국군포로 문제에 집중해온 사단법인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씨 등 5명이 참석했다. 통일부는 “면담자들이 정부의 노력에 사의를 표하고, 새롭게 출범한 통일부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