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독도=분쟁지’ 교재 사과…“모두 제 책임”

독도 전경. 경상북도 제공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군 장병 정신교육 교재인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기본교재)에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를 “영토분쟁 진행 중”이라고 기술한 데 대해 사과했다.

신 장관은 지난 28일 저녁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본교재) 발간 최종 결심은 제가 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저한테 있다”며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고 사과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전방부대 시찰 때) 제가 대통령을 수행했고, (정신교육 교재 독도 기술과 관련해) 질책받았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그런 기술을 한 것에 대해 어이없어하셨다”고 덧붙였다.

국방부가 발간한 기본교재 197·198쪽에는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댜오위다오(일본과 중국 간 영토분쟁)와 쿠릴열도(일본과 러시아 간 영토분쟁)처럼 독도를 한-일 간 영토분쟁 지역으로 기술한 것이다. 이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이고 독도에 대한 영토 분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부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 이에 윤 대통령이 28일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즉각 시정을 지시하자, 국방부는 일선 부대에 배포된 기본교재 2만부를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집필 과정에 있었던 문제점들은 감사 조치 등을 통해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장관의 사과에도 야권의 비판은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영토와 주권 그리고 국민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제1의 책무라고 헌법에 쓰여 있는데도 영토를 포기하는 것 같은 이런 행태들이 납득이 되겠느냐. 대오각성하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 회의에서, 기본교재를 작성하는 과정에 지난 8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소회의실에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범정부 회의가 열린 점을 지적하며 “신 장관을 파면하고 안보실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자에 대한 조사와 함께 징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장관 취임(지난 10월) 전부터 기본교재의 기획과 발간 실무를 책임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국방부 관계자, 대통령실 안보라인까지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형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