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국정원 직원, 신분 속이고 장병 ‘종북교육’

등록 2013-10-24 20:51수정 2013-10-25 15:21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2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현역 육군 장성이 진보세력을 종북집단으로 매도하는 책자를 쓴 것은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계룡/뉴스1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2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현역 육군 장성이 진보세력을 종북집단으로 매도하는 책자를 쓴 것은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계룡/뉴스1
대표강사 이희천씨, 작년 50회 강연
육군 “현대사상연구회 사람인줄…”
총선·대선 영향 주려 했나 의혹
총선·대선이 있던 2012년 군 장병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열린 ‘종북 강연’의 대표적 강사인 이희천씨가 민간단체 소속인 것처럼 신분을 감춘 국가정보원 직원이라는 사실은 국정원도 부인하지 못했다. 국정원과 군이 인터넷상의 활동은 물론, 군 장병 교육까지 활용해 선거에 영향을 주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낳고 있다.

24일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낸 자료를 보면, 2012년 군 장병들에 대한 ‘종북 강연’은 육군 153회, 해군 12회, 공군 25회 등 모두 190회가 실시됐는데, 이희천씨가 이 가운데 50회(26.3%)나 강연을 맡았다. 이씨는 육군에서만 41차례 강연했다.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종북 강연’은 2010년 0회, 2011년 29회에서 2012년 190회로 급격히 늘어났다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면서 중단됐다.

24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안규백 의원은 “2012년 국정원 직원인 이희천씨가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50회나 종북 관련 강연을 했다. 총선과 대선이 있었던 2012년에 국정원 유관기관으로 추측되는 현대사상연구회에서 육군 장병을 대상으로 종북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새누리당)도 “현역 국정원 직원이 신분을 속이고 강연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은 “강사를 데려올 때 적절한 절차에 따라 검토하게 돼 있는데, 그런 검토가 안 됐다면 문제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붕우 육군 정훈공보실장(준장)도 “신분을 속였는지는(국정원 직원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현대사상연구회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이희천씨는 자신을 경북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현대사상연구회라는 민간 연구단체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해 왔다. 이씨는 원세훈 국정원장 재임 당시 국정원이 내부 교육 자료로 활용한 <반대세의 비밀, 그 일그러진 초상>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다. 검찰은 지난 8월26일 원 전 원장 재판에서 국정원의 내부 강의 자료가 이씨의 이 책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책은 국민을 ‘대세’(대한민국 세력)와 ‘반대세’(반대한민국 세력)로 나누고 정권을 비판하는 세력을 ‘비국민’으로 분류하는 극단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씨가 국정원 직원인지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이씨가 국정원 소속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 국정원법상 직원 신분을 노출할 수 없다. 이씨가 국정원 직원이라고 해도 국정원법상 신분을 노출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정원 소속임을 밝히지 않은 채 강연한 것은 법대로 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사상연구회가 국정원의 유관기관인지를 두고서도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2차 ‘내란 특검법’ 국회 통과…최상목, 이번에도 거부권 행사할까 1.

2차 ‘내란 특검법’ 국회 통과…최상목, 이번에도 거부권 행사할까

나경원, 트럼프 취임식 가서 ‘극우 유튜버 음모론’ 퍼뜨리나 2.

나경원, 트럼프 취임식 가서 ‘극우 유튜버 음모론’ 퍼뜨리나

권성동 “애초 내란 특검법은 필요없다”…최상목 대행에 거부권 요구 3.

권성동 “애초 내란 특검법은 필요없다”…최상목 대행에 거부권 요구

‘내란 주범’ 박안수는 왜 아직도 육군참모총장일까? 4.

‘내란 주범’ 박안수는 왜 아직도 육군참모총장일까?

윤석열이 “친구”인가…경호차장이 무너뜨린 경호의 정석 5.

윤석열이 “친구”인가…경호차장이 무너뜨린 경호의 정석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