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005년 ‘내무반’을 ‘생활관’으로 명칭을 바꾸고, 2009년부터 침상형 생활관(왼쪽 사진)을 침대형 생활관(오른쪽 사진)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했다. 군대 내 구타·가혹행위가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젊은 장병들의 문화가 달라진 것을 고려한 조처다. <한겨레>자료사진
육·해공 참모총장 등 각 군 지휘관이 사용하는 서울공관의 대지를 모두 합치면 광화문 광장의 2배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연평균 사용일수는 70일도 안 돼, “서울공관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17일 공개한 ‘육·해·공 참모총장 및 해병대 사령관 서울공관 현황’(8월31일 기준)을 보면, 각 군 최고 지휘관의 서울공관 평균 연면적은 828㎡(250.5평)로 집계됐다. 이는 병사 1인당 생활실 면적 6.3㎡(1.9평)의 131.4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특히 연면적 1081㎡인 육군 참모총장의 서울공관은 병사 1인당 면적보다 171배나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군은 본부에 위치한 공관 외에 서울에도 한 개씩의 추가 공관을 두고 있다. 서울에서도 집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마련한 보조 공간이다. 하지만 김 의원의 분석을 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각 군 최고 지휘관의 서울공관 사용일은 연평균 67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 참모총장은 연평균 28일 사용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각 군 지휘관의 서울공관에는 방은 평균 7.5개, 특히 화장실은 6개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단 한 명의 지휘관을 위해 이렇게나 많은 화장실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각 군 최고 지휘관의 서울공관 대지를 모두 합친 면적은 광화문 광장의 2배가 넘는다”고 꼬집었다. 3.3㎡(1평) 면적에는 최대 20명의 사람이 들어설 수 있다고 할 때, “서울공관에는 최대 23만명의 서울시민이 들어설 수 있지만 단 4명의 각 군 최고 지휘관이 독점하는 게 현실이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국방개혁은 지휘관들이 과도하게 누리는 특권에서 비롯되는 갑질문화를 없애고 일선 병사들을 동료로서 존중하는 정책을 제시하여 대국민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데에서 시작한다”며 “갑질백태의 온상인 공관병 폐지에만 그치지 말고 유령의 집에 불과한 각 군 최고 지휘관의 서울공관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또 그는 “서울 대방동 해군호텔에는 해군 참모총장을 위한 브아이피(VIP)룸이 별도로 갖춰져 있다”며 “최고 지휘관이 서울에 머무를 땐 각 군 호텔을 이용하거나 서울공관을 1개로 통합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제안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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