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2일 “제23차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를 앞두고 남측 스키선수들과의 공동훈련이 마식령스키장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1월31일~2월1일)을 위해 남쪽 언론에 처음 공개된 북쪽 원산의 마식령스키장은 예상보다 잘 단장된 모습이었다. 마식령호텔 2개동과 총 길이 17.58㎞에 이르는 슬로프(스키주로) 10개 등으로 이뤄진 스키 리조트 단지의 연 면적은 1400만㎡에 이른다. 가장 높은 대화봉(1360m)에서 내려오는 전문가용 슬로프의 길이는 약 5100m다.
남북은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이틀간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단 공동훈련을 진행했다. 마식령 호텔 2층 상점에 버버리 브랜드로 보이는 가방 등이 진열돼 있다. 영상공동취재단 제공/ 연합뉴스
피라미드 모양의 호텔 2개동은 1호동(9층)과 2호동(5층)으로 나뉘어 연결돼 있다. 본관 격인 1호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스키장과 곧바로 연결되는 2호동은 내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1층 바에선 롤케익과 크로와상 등 다양한 빵 종류와 초콜릿, 커피 등을 판매했고, 평양주, 개성고려인삼주, 산삼술 등 북쪽 특산 주류도 구비해놨다. 같은 층 담배 판대매에선 7.27, 광명 등 북한산 담배는 물론 던힐, 포도모 등 외국산 담배도 팔고 있었다. 지하 층엔 가라오케 시설과 바를 갖춘 무도장과 수영장·사우나·마사지 시설 등이 자리하고 있다.
2층 상점에선 버섯·도라지·더덕 등 마식령산 신선신품과 마른명태·낙지 등 해안가인 원산의 갈마식료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마식령 마크가 새겨진 스키용품과 트레이닝복, 간단한 의류와 가방, 살결물(스킨) 등 화장품 등도 판매한다.
1일 아침 마식령 호텔에서 북한 봉사원이 황구렁이술(황구렝이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진열된 제품 대부분은 북쪽에서 만든 것이지만, 나이키·아디다스 등 외국 브랜드 제품도 눈에 띄었다. 상점 봉사원 김일심씨는 “외국 손님들이 많아서 (외국 제품을) 준비한 것이지, 우리 상품이 더 많이 팔리고 관심도 더 많다”고 강조했다. 30분에 4.6달러(약 5천원)을 내면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는 국제통신실(비지니스 센터)과 책방(서점), 어린이 놀이방과 포켓볼 당구대가 같은 층에 설치돼 있다.
1호동에서 2호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엔 남쪽에서 한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인형뽑기 기계가 설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스키장과 호텔 등에선 선불식 충전카드인 ‘마식령 카드’로 결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남쪽 방문단이 묵은 객실에는 트윈 침대 2개와 북쪽 ‘아리랑’ 텔레비전이 비치돼 있으며, 옷장 안 목욕 가운과 옷걸이·슬리퍼 등이 준비돼있다. 화장실에는 샤워부스와 욕조가 모두 있었는데, 샴푸, 린스, 몸물비누(바디클렌저), 몸물크림(바디크림) 등 평양화장품 공장에서 만든 제품들이 비치돼 있었다. 이밖에 헤어드라이어와 면도기, 면도크림, 칫솔·치약, 샤워캡 등도 비치돼 여느 호텔과 다름이 없었다.
객실 안 소형 냉장고에는 콜라 등 탄산음료와 강서약수 등 물, 대동강 맥주 등이 들어있었다. 냉장고 윗칸에는 커피포트와 찻잔, 북한산 차와 과자·초콜릿·껌 등 간단한 다과가 마련돼 있었다. 또 ‘고향술’이란 북한산 술과 유리잔도 비치돼 있었다. 북쪽은 이번 남쪽 방문단에게 미니바를 포함한 객실에 비치된 물품을 무료로 쓰도록 배려했다. 마식령/공동취재단,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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