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신년사에서 “능력 못 따르는 자책”
‘무오류의 존재’ 수령 중심이던 선대 시대
34살 김정은 무오류 버리며 더 단단해졌다
‘무오류의 존재’ 수령 중심이던 선대 시대
34살 김정은 무오류 버리며 더 단단해졌다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마술공연을 관람하며 함께 웃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밥(쌀밥)에 고깃국, 비단옷에 기와집’에서
‘해당화관 철판요리, 과학자거리 고층 아파트’
중국식 경제개혁 진척, 장마당 7년새 200→469개 수령 카리스마 리더십 대신
시스템에 의한 리더십 태동
당 공식 의사결정체 부활 어찌 보면 김정은 리더십에
2018년 지금은 ‘봄’ 2011년 12월28일 평양 금수산 기념궁전 앞 광장에서 열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침울한 표정으로 눈발이 날린 영하의 날씨에도 장갑을 끼지 않은 맨손으로 아버지의 운구 차량을 호위했다. 7년 전 국내외 여러 전문가들은 춥고 침울했던 영결식 분위기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상징한다고 봤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대 후반으로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데다 권력승계 기간이 짧아 권력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기 전까지 20년이란 권력승계 과정을 거쳤다. 김일성 주석 생전에 탄탄한 권력 기반을 다졌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3년 만에 권력을 승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춥고 침울했던 겨울
20대에 닥친 권력이양
“1년밖에 못 갈 것” 예상 깨고
시간 갈수록 안정 기조 고모부 장성택 등
간부 140명 숙청했지만
김정일 시대의 7% 그쳐
군부 영향력 대폭 축소
당·경제 엘리트 확대 북한 2인자로 꼽히던 장성택 행정부장은 2013년 12월 반당반혁명 혐의로 실각했다. 당시 장성택 부장 실각을 두고 ‘고모부까지 숙청하는 등 김정은 체제의 극단적 불안정성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았다. 엘리트들을 처형한 것을 볼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잔인하고 인격·능력 면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 평가와 별개로 리영호, 장성택 등 실세로 꼽히는 인물들이 사라진 뒤 김정은 체제는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곧 실각할 것이란 국내외 전문가들의 전망이 빗나간 것은 김정은 리더십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한 현실을 보여준다. ■ ‘포악한 김정은’ 재평가 움직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을 객관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지난 11일 발표한 ‘북한의 대남·대외 정책 전환과 김정은의 리더십 재평가’ 보고서에서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대북 정보 통제와 조작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김정은에 대한 인식은 매우 편향돼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김정은이 매우 미숙하고 포악한 지도자라는 부정적인 인상만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집권 이후 140명의 간부가 숙청됐는데 이는 김정일 시대 때에 비하면 7%에 불과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서 당과 경제 엘리트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군부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됐으며 기업과 농장에서 중국식 경제개혁이 상당히 진척됐고 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정권이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고수를 강하게 주장하지만, 실제는 시장경제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다는 분석(임을출 경남대 교수)도 있다. 주민들의 소비 수준이 높아진 현실에서 김정은 정권이 주민들의 생활개선을 가시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정권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2010년 200개이던 북한 장마당이 2017년엔 468개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16살 때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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