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농구경기’ 방북단 101명이 3일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으로 떠나기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 맨 앞이 허재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남북통일농구경기’ 방북단 101명이 3일 오전 10시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두대의 공군 수송기에 나눠 타고 평양으로 떠났다. 남북통일농구경기는 2003년 10월 이후 15년 만이다.
조명균 단장은 출발에 앞서 “이번 통일농구경기는 판문점 선언 이행 차원에서 이뤄지는 행사”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의 초석이 되고 이번 평양 통일농구경기가 한반도 평화를 더 진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 단장은 “이번 평양 농구경기는 7·4 남북공동성명 기념일을 계기로 해서 개최돼 더욱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재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은 “설레기도 하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1년에 한두번이라도 북쪽이나 남쪽에서 같이 게임을 하는 남북교류를 하면 좋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은 “여자 팀은 8월 아시아경기대회 단일팀 구성 문제가 있다”며 “북쪽 선수들의 수준 파악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남북통일농구경기는 4일에 ‘혼합경기’, 5일엔 ‘친선경기’를 남녀별로 치러 모두 4차례 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다. 혼합경기는 남과 북의 선수들이 한 팀으로 섞여 경기하는 방식이고, 친선 경기는 남 대 북의 경기 방식이다.
이번 남북통일농구경기는 4월27일 판문점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축구보다 농구를 먼저하자’고 제안해 이뤄져, 4일 또는 5일 경기 때 김 위원장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4월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이뤄진 남쪽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온다’를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보러와 남쪽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등을 한 바 있다.
방북단은 선수단 50명과 정부 대표단 5명, 취재기자단 10명, 중계방송팀 21명, 정부지원단 15명으로 이뤄져 있다. 정부 대표단은 조 장관을 포함해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안문현 총리실 국장,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 5명이다. 방북단은 6일 귀환 예정이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2일 “(조명균 장관 등 정부 대표단이) 아무래도 가서 농구대회만 하고 오지는 않겠죠. 선수들이 연습할 때 연습할 필요도 없고”라고 말해, 방북 기간 북쪽 당국자들과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협의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남북 통일농구는 통산 네 번째이자 15년 만이다. 1999년 9월 평양에서 처음 열렸고 같은 해 12월 서울에서 또다시 열렸다. 2003년 10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다.
성남/공동취재단,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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