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11월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초대형 방사포 연발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다음 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2일 원산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쏘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28일 이른바 ‘초대형 방사포’ 연발 사격시험 이후로 치면 95일 만이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어 북한의 발사 재개에 우려를 표명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낮 12시37분께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며 “지난달 28일 실시한 합동타격훈련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발사됐으며, 비행거리는 240㎞, 고도는 35㎞로 탐지됐다. 발사 간격은 20여초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탄종과 비행거리, 고도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번 발사체는 북한이 지난해 5월 이후 시험한 4가지 신형 전술무기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내륙 횡단시험까지 실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신형 전술유도무기)나, 연속발사 능력을 과시한 ‘초대형 방사포’보다는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나 ‘북한판 에이태큼스’(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고도와 비행거리로만 보면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에 가깝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인 지난달 28일 원산 일대에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했다. <노동신문>은 개최 시점은 밝히지 않은 채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다고 29일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 장기화, 북-미 협상 교착, 코로나19 방역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국가통치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이번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내세운 경제노선 중심의 정면돌파전을 뒷받침하는 굳건한 자위력을 인민들에게 보여주고, 군 사기 진작과 내부 결집을 도모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발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예고한 이른바 ‘충격적 실제행동’이나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로 이어질지도 주목거리다. 북한은 통상 3월까지 겨울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신무기 시험이나 공개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번 합동타격훈련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들고, 특별한 대외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선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과 미국이 3월로 예정됐던 연합훈련을 연기한 것도 북한의 행보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어 북한의 발사 재개에 우려를 표명했다. 참석자들은 “북한이 3개월 만에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재개하고 특히 원산 일대에서 합동타격훈련을 계속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유강문 선임기자,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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