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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제재·코로나·홍수 따른 경제난 돌파 모색

등록 2020-08-20 18:28수정 2020-08-21 02:31

내년 1월 8차 당대회 소집 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7기6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7기6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큰물(홍수) 피해라는 ‘3중 재난’ 속에서 내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 소집을 예고했다.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6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당대회 소집 결정서’는 “경제 장성(성장·발전) 목표 심히 미진”과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를 적시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은 “당 8차 대회에서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8차 당대회 소집의 핵심 문제의식이 ‘경제’에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북한에서 당대회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헌법 11조)하는 북한에서, 당대회는 “조선노동당의 최고지도기관”(당규약 22조)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최고지도자가 당대회 소집 계획을 발표하며 “경제 목표 미진”을 공개·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 북한의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이자, “실상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김정은식 실사구시·실용주의’의 표현”(전직 고위관계자)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8차 당대회는 7차 대회(2016년 5월6~9일)로부터 4년8개월 만에 열린다. 2차 당대회(1948년 3월27~30일)가 ‘조선노동당 창건’을 선포한 1차 대회(1945년 10월10일)로부터 2년5개월 만에 열린 선례를 빼면, 역대 가장 짧은 간격의 당대회 소집이다.

앞선 7차 대회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핵 건설 병진노선’을 재확인하는 한편 “경제강국 건설은 현 시기 우리 당과 국가가 총력을 집중해야 할 기본전선”이라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발표 △‘김정은식 경제개방 전략’으로서 ‘경제개발구’ 활성화 △‘김정은식 경제개혁(시장화) 전략’으로서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공식화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병진노선’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4월20일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이라는 새 전략노선으로 대체됐으나, 유엔·미국의 고강도 대북 제재 탓에 ‘경제개발구’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꽃을 피우지 못했다.

따라서 8차 대회에서 새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예고는, 이런 안팎의 어려움을 돌파할 ‘경제강국 건설 전략 방침’을 새로 제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지난 연말 노동당 중앙위 7기 6차 전원회의에서 “기본전선은 경제전선, 주 타격 전방은 농업전선”이라 설정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김 위원장이 어떤 ‘새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8차 당대회가 열릴 ‘2021년 1월’은 미국의 새 정부 출범과 시기가 겹친다. ‘미국 새 행정부 출범을 염두에 둔 당대회 소집’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복수의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과도한 연계 해석”이라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종료에 따른 소집으로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짚었다.

8차 당대회 소집의 정세 관련 함의는 단정적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전직 고위관계자는 “내년 1월까지 북쪽이 아무런 대미 행동을 하지 않으리라고 단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노동신문> 보도문만으론 정세적 함의를 추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어쨌든 남북관계에 ‘희망적 신호’는 없다. 김 위원장이 당국·민간을 불문하고 ‘대남 접촉 금지’ 지침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최근 “큰물(홍수) 피해와 관련한 그 어떠한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다만 축소된 형태의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이 사흘째에 접어든 20일까지 이와 관련한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사실은 눈길을 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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