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가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위태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충돌을 향해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일본의 동해 수로 탐사계획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독도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조용한 외교'의 기조변경을 내비친 날 일본 측량선은 도쿄(東京)를 출발했다.
이 배는 일단 돗토리(鳥取)현 사카이(境)항에 입항한 뒤 20일 출항해 독도주변 해역에서 해도제작에 필요한 측량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가 실제 측량에 나설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먼 곳을 돌아야 하는 도쿄쪽에서 배를 출발시킨 것으로 보아 한국 정부의 반응을 떠보려는 계산이 담겼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왜 이 시점에서 강수를 들고 나왔을까.
일본이 측량선을 출발시킨 날은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 사태 발생후 처음 전면에 나서 이 문제를 논의한 날이다. 노 대통령은 여.야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조용한 외교기조를 계속 가져갈 것이냐를 결정할 시점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독도는 한.일관계에 우선한다는게 한국정부의 기본 인식"이라고 밝혔다. 강경대응 불사방침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하필 그런 날을 골라 측량선을 출발시킨 것을 보면 일본 정부는 "해볼테면 해보자"는 배짱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한국 정부의 강경대응을 기다렸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수로조사를 강행하는 목적이 독도의 분쟁지역화였다면 한국 정부의 강경대응이야 말로 기다리던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세계의 관심을 한꺼번에 독도로 쏠리게 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는 계산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 정부의 반응을 떠보려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다. 정선, 퇴거명령, 나포 등의 다양한 대응수단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속으로는 설마 그러기까지야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측량선 출발에 한국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본 후 최종적인 판단을 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일본은 손해볼 일은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지 않겠다는 게 그동안의 한국 정부의 기조였다는 점에서 독도문제에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만으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일본측 셈법일 수도 있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 (도쿄=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반응을 떠보려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다. 정선, 퇴거명령, 나포 등의 다양한 대응수단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속으로는 설마 그러기까지야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측량선 출발에 한국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본 후 최종적인 판단을 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일본은 손해볼 일은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를 분쟁 지역화하지 않겠다는 게 그동안의 한국 정부의 기조였다는 점에서 독도문제에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만으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일본측 셈법일 수도 있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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