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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조갑제 “일본을 적으로 돌리는 건 자살충동” 화답?

등록 2006-04-21 18:27수정 2006-05-01 11:52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
일본의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이 21일치 기고를 통해 “한국의 노무현정권 대신 한국 보수세력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실은 가운데, 한국의 대표적 극우성향 논객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가 “세계에서 제일 부자인 일본을 적으로 돌리고 북한과 친구가 되겠다는 것은 자살충동”이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조갑제 전 대표는 20일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www.chogabje.com)에 ‘일본쪽에서 바라본 동해 사태’라는 글을 올려 자신이 일본 서해안 이시카와 지방을 여행중이라며 “노 정권의 반미·반일 정책이 독도 문제를 일으켰다. 우파 정권이 들어서야 독도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일본의 독도 주변 해역 수로탐사와 관련해 “독도 문제의 원인이 좌파 정권(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을 일본이 안보위협으로 본 데서 비롯됐다”며 “한·미·일 삼각 동맹이 깨진 상황에서 미국 또한 일본편을 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며 일본의 도발이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논리를 폈다. 조씨는 “친구를 잘못 만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이런 조씨의 주장은 최근 일본 언론들이 “독도 문제에 대해 도발을 해온 쪽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20일치 <산케이> 사설), “노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상황 때문에 반일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21일치 <요미우리> 사설)과 맥을 같이 하는 주장이다. 또한 21일치 <산케이>가 앞으로 일본은 노무현정부 대신 한국내 보수세력에게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정중히 설명하고 연대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에 대한 ‘한국의 화답’이라고 볼 수도 있다. (20일 쓰인 조씨의 글은 21일치 산케이신문을 보고 작성한 것은 아니다.)

조갑제 전 대표 홈페이지.
조갑제 전 대표 홈페이지.

조씨는 이 글에서 노 대통령과 현 정권을 비판하며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나라(일본)를 적으로 돌리고 세계에서 가장 못 살며 잔혹한 집단(북한)과 세계에서 가장 큰 일당 독재국가와 친구가 되겠다는 자살충동을 억제해줄 세력이 한국에 과연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조씨는 “노무현 정권은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유화적이고 때로는 굴욕적”이라며 “노 정권의 반미·반일 정책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친중·친북쪽으로 기울도록 만든다면 이는 국가적 자살 상태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파적이거나 민주적인 한국이 존재하는 한 일본이 독도 문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겠지만, 남한이 적화된다면 일본은 독도를 점령해 버릴 것”이라며, 우파정부의 등장이 독도 문제의 해결책임을 주장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조갑제 전 대표가 2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
일본 쪽에서 바라본 동해 사태

우리의 영토인 독도 근해에 대한 일본의 해양 조사선 파견 문제로 한일 양국 관계가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서해안의 이시카와 지방을 여행하고 있다. 오늘(20일)자 일본 조간신문들은 해양조사 문제를 크게 다루었는데 특히 좌파여론을 대변하는 아사히 신문이 균형있는 취재를 했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정부 내에서도 조사선 파견에 대해서 찬반 양론이 있다면서 특히 시마네현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마네현은 경상북도와 교류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작년에 이 현 의회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교류가 단절되었다가 최근에 겨우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다시 악화될까봐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독도·교과서·역사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의 좌파가 비교적 친한적 자세를 보이고, 북한인권 문제·납북자 문제·북핵 문제에서는 우파가 친한적이다. 인구 약 1억3000만명, GDP 세계 2위의 일본을 우습게 보는 세계 유일의 나라가 한국이라는 우스개도 있지만, 일본의 여론이나 일본인의 양식을 일본 정부의 정책과 동일시하는 것도 일본을 오판하는 일이다.

한일 문제는 민주화된 국가끼리의 관계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해결이나 타협이 가능하다. 한중·남북 관계는 민주화된 한국과 독재적인 국가(중국) 또는 집단(북한)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실용적이거나 합리적인 해결이 어렵다(황사나 납북자 문제처럼).

작년에 한일 관계가 정부 차원에서는 악화되었으나 민간교류 면에서는 여전히 활발했다. 올해 양국 사이의 여행객은 500만명을 넘을 것이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우파 정권이 계속(또는 영속)되는 나라이다. 천황이란 우파의 중심이 있기 때문에 일본의 좌파도 한국처럼 반체제나 반국가적으로 흐르지 못한다.

신라의 삼국통일로 한반도에 대한 야심을 접어야 했던 일본은 그 뒤 한반도에 적대세력이 들어서는 것은 안보 위협이 된다는 생각에 집착하게 되었다. 우파적이거나 민주적인 한국이 존재하는 한 일본이 독도 문제를 물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겠지만, 남한이 적화된다면 일본은 독도를 점령해 버릴 것이다.

한·미·일 삼각 동맹체제 안에서는 한일 관계가 악화될 때 미국이 중재하든지 한국편을 드는 경우가 많았다. 1980년대 초 전두환 정권이 일본에 40억 달러의 ‘안보 차관'을 요구했을 때에도 레이건 정부는 우리 편을 들었다.

지금 친북반미 세력에 얹힌 노무현 정권은 한미 동맹을 ‘심리적 와해 단계'로 몰고 있다. 일본이 이 틈을 타고 對韓 압박을 강화해도 미국은 구경만 하거나 내심 일본 편을 들려 할지 모른다. 노무현 정권은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유화적이고 때로는 굴욕적이다. 노 정권의 반미·반일 정책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친중·친북쪽으로 기울도록 만든다면 이는 국가적 자살 상태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나라(일본)를 적으로 돌리고 세계에서 가장 못 살며 잔혹한 집단(북한)과 세계에서 가장 큰 일당 독재국가와 친구가 되겠다는 자살충동을 억제해줄 세력이 한국에 과연 있는가? 일본이 태평양전쟁이라는 자살 코스를 걷게 된 것도 한때의 우방이던 영국과 미국을 적으로 돌리고 파쇼 국가인 독일과 이태리와 손잡았기 때문이다. 친구를 잘못 만나면 패가망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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